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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메밀꽃 필 무렵'..그 하얀 꽃밭으로

바람아님 2013. 9. 13. 10:32
 [2013 효석문화제 강원도 평창 봉평에서 개최 , 주말에 부담없이 훌쩍 다녀오기에 좋아]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등장하는 이 절창은 80년이 지난 지금까지 유효하다. 9월6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강원도

 평창 효석문화제'는 소설 속 그 흐드러진 메밀꽃이 더 없이 인상적이다.

 

파란 하늘과 하얀 메밀꽃, 초록빛꽃대가 어우러진 가을풍경이 근사하다/사진제공=평창군

이효석 생가가 위치한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창동리 682번지 일대는 현재 효석문화마을로 조성돼 있다. 국제규격 축구장 136개

넓이인 이곳 100만㎡가 온통 메밀밭이다.

 

효석문화마을 메밀꽃밭/사진제공=평창군

 

해발고도 700m인 평창은 맑고 깨끗한 공기와 서늘한 기후 덕에 9월이면 한층 선명한 연두빛 메밀꽃대와 새하얀 메밀꽃을

감상할 수 있다. 가을 하늘 아래 펼쳐진 메밀꽃밭을 한가로이 걷다보면 바람은 더욱 상냥해져 더없이 청량한 느낌이다.

그 산책 끝에 한없이 평화로워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효석문화마을에는 이효석 생가와 효석문학관 뿐 아니라 소설 속에서 허생원과 성씨 처녀가 인연을 맺었던 물레방아도 만날 수

있다. 장돌뱅이 쉼터인 충주댁 주막도 되살려 놓았다. 어린 시절 뛰어놀던 고향 마을 그대로다.

 


메밀의 고장에서 먹는 메밀전병이 별미다/사진제공=평창군청

 

평창 여행의 또 하나 즐거움은 먹거리다. 메밀로 만든 전병과 메밀국수는 가격도 착한 별미다. 막걸리 한통을 곁들인다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어진다.

효석문화제 기간 동안 문학마당에서 열리는 다양한 놀거리도 여행객의 흥을 돋운다. 마당놀이와 인형극이 이어지는가하면 전통

타악기 연주와 전통춤 공연, 메밀타작 풍경도 듣고, 볼 수 있다.

윷놀이와 딱지치기, 비석치기 등 전통놀이는 물론 도리께로 곡식을 털어 보는 탈곡체험과 통나무 빨리 자르기, 떡메치기,

봉숭아꽃 물들이기 같은 놀이도 잔뜩이다. 올 가을 달빛 아래 메밀꽃밭을 감상하기에 평창보다 더한 곳은 없다.

◇무이예술관·흥정계곡 더 풍성해지는 평창=

효석문화제만으로 못내 아쉽다면 무이예술관으로 발길을 돌려보자. 봉평면 무이리 폐교를 복원해 만든 예술촌으로 서양화가

정연서와 조각가 오상욱, 도예가 권순범, 서예가 이천섭 등이 이곳에서 창작활동에 열중이다. 운동장은 대형 조각작품을 전시한

야외조각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이 예술관에도 역시 평창답게 넓은 메밀꽃밭을 만들어놓았다.

봉평면 흥정계곡 팔석정도 운치있는 명소다. 물길에 자리잡은 8개의 바위 때문에 팔석정이라고 부른다. 조선 전기 4대 서예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양사언이 바위와 소나무가 어우러진 풍광에 반해 이곳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바위 이름도 재밌는데 △낚시하기 좋은 '석대투간' △푸른 연꽃이 핀 '석지청련' △낮잠자기 좋은 '석실한수' △뛰어오르기 좋은

'석요도약' △장기 두기 좋은 '석평위기' 등이다.

 


효석문화제 기간 중에 다양한 전통공연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사진제공=평창군

 

◇ 주말 나들이 계획하기= 평창은 서울에서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하면 3시간이면 닿는다. 봉평면 소재 휘닉스파크와 한화리조트

나 용평면 소재 로하스파크 등을 이용하면 좋다.

숙박이 부담스럽다면 당일 버스투어를 알아보자. 아름여행사는 9월 한달간 매주말마다 '봉평 메밀꽃 축제' 상품을 운영한다. 토

요일과 일요일에 각각 출발하는데 효석문화제 기간 중에는 평일에도 매일 출발한다. 효석문화제 축제장에 도착한 후 3시간 동안

자유 관람 시간이 주어지며, 대관령 양떼목장과 흥정계곡, 무이예술관도 함께 둘러보는 코스다. 어른 3만4000원, 어린이 3만원.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문학관/사진제공=평창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