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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새 아시아 정책은 美·日·豪·印 4각 협력…한국은?

바람아님 2017. 10. 30. 07:53
[중앙일보] 입력 2017.10.29 15:23

트럼프, 아시아 순방 중 새 아시아 정책 발표 계획
골자는 美·日·豪·印 4각 협력…한국은 언급 안 돼
美국무 차관보 "4개국은 가치 공유, 조만간 실무회담"


2012년 미국ㆍ인도ㆍ일본 합동 해상훈련인 말라바(Malabar)에 참가한 미 해군 제1항모전단. [사진 위키미디어]

2012년 미국ㆍ인도ㆍ일본 합동 해상훈련인 말라바(Malabar)에 참가한 미 해군 제1항모전단. [사진 위키미디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구상 중인 새 아시아 정책이 미국·일본·호주·인도 간 4각 협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미 정부의 전·현직 고위 관료들이 밝혔다. 이들이 소개한 미국의 새 아시아 정책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전략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데니스 와일더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2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새 아시아 정책의 캐치프레이즈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지역'"라며 "이 구상은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사이에서 오랜 기간 논의돼 왔다"고 밝혔다.  
 
SCMP는 와일더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아시아 순방 중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새 아시아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3일부터 14일까지 한국, 중국, 일본,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 5개국을 순방한다.  
 
앞서 앨리스 웰스 미 국무부 남·중앙아시아 차관보 대행도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새 아시아 정책을 설명하며 "미국과 인도는 민주주의, 투명성, 항행의 자유, 경제개발 등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라며 "우리는 일본, 호주 같은 중요한 동맹국들과 함께 이 가치를 인도-태평양 전역에 심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웰스는 이어 "미국과 일본, 인도는 이미 정례 합동 해상훈련인 말라바 훈련을 매년 실시하는 등 생산적인 3각 협력을 강화해왔다"며 "3개국이 공유하는 가치를 봤을 때 호주도 자연스럽게 우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웰스는 가치를 공유하는 아시아·태평양 국가로 한국을 언급하지 않았다. 웰스는 "가치를 공유하는 4개국 간의 실무급 회담을 조만간 치르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웰스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4개국 협력은 중국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면서도 "이 지역 내에서 경제 개발이나 인프라 구축에 해외 투자를 원하는 국가들에 감당할 수 없는 부채나 약탈적(predatory)인 금융을 포함하지 않는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웰스가 언급한 "감당할 수 없는 부채나 약탈적 금융"은 중국이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역내 국가에 막대한 차관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이득을 취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4각 협력'이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임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이다. 이는 곧 미국이 중국에 대응해 구성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맹 체제에 한국이 포함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앞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지난 17일 미국 워싱턴 소재 씽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연설을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이 무질서와 갈등, 약탈적 금융의 장이 되지 않도록 미국과 인도가 협력해야 한다"며 이 단어를 사용한 바 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