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8.01.15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 이노베이션)
소니 아이보(Sony aibo), 무게: 2.2㎏, 크기: 180×293×305mm, 2018년 출시.
12년 만에 돌아온 소니의 로봇 강아지 아이보('짝꿍'이라는 일본어)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1999년 처음 출시된 아이보는 2003년까지 6세대가 생산되었으며, 25만엔(약 239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15만여 대나 팔렸다. 하지만 잦은 고장에 따른 사후관리비를 감당하지
못해 2006년 단종되었고 2014년 부품 공급 등 애프터서비스도 완전 종료되었다.
올해 1월 11일 출시된 제7세대 아이보는 고(高)성능 인공지능을 탑재하여 주인의 얼굴을
알아보고 미소를 짓는 등 감정을 드러내며 응대하는 모습이 진짜 애완견 못지않다.
칭찬이라도 해주면 멍멍 짖거나 귀를 쫑긋하고 꼬리를 흔든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눈동자를 깜박이며 사람과 물체를 파악하고 주위의 환경을 인식하여 적절히 대응한다.
'사진 찍어 줘'라고 부탁하면 촬영해주며, 사진은 '마이 아이보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머리, 허리, 꼬리를 따로 흔들 뿐만 아니라 달리거나 엎드리는 동작이 자연스러운 것은 28개의 관절 덕분에 자유도가 22축이나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학습 능력이 있어 사람들과 접촉할수록 행동이 친화적으로 진화한다. 자주 보는 얼굴을 기억했다가
마주치면 더 친하게 대해준다. 클라우드를 통해 수집된 다른 아이보들의 정보를 분석하여 점점 더 똑똑해진다.
3시간 충전하면 2시간 작동되는 아이보의 외관은 몸통은 길고 사지가 짧아서 독일 원산 닥스훈트 개와 흡사하다.
동글동글한 몸체는 펄 아이보리색, 두 귀와 꼬리는 짙은 갈색으로 마감된 모습이 여간 귀엽지 않다.
가격은 19만8000엔(약 190만원)이나 되지만, 작년 11월 예약 판매를 실시한 지 30분 만에 매진되었다.
황금개의 해인 무술년을 맞아 아이보를 다시 출시하는 것을 계기로 오랫동안 침체되었던 소니의 사세(社勢)가
되살아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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