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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헌의뇌이야기] '두정엽 천재' 아인슈타인

바람아님 2018. 7. 21. 07:49
세계일보 2018.07.20. 00:52

초등 시기에는 수학·물리학적 기능을 담당하는 두정엽(마루엽)이 집중적으로 발달한다. 아인슈타인과 같은 천재는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하는 입체공간적 사고 기능, 어떤 대상을 추론하는 연상 및 추론 기능, 그리고 끊임없는 근면성과 집중력이 누구보다 뛰어나다.


그러면 과연 아인슈타인의 뇌는 어느 부위가 더 발달해 있을까. 최근 다시 정밀하게 연구한 결과, 두정엽의 하단 부위가 보통 사람보다 약 15% 정도 더 크며, 두정엽과 측두엽 사이의 고랑인 실비안고랑이 더 많은 세포로 채워져 보통 사람보다 얕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부위가 아인슈타인의 천재성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이유로 아인슈타인을 ‘두정엽 천재’라 부르고 있다.

두정엽은 사고 및 인식 기능 중에서도 수학이나 물리학에서 필요한 입체·공간적 사고 및 인식 기능, 계산 및 연상 기능 등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뇌 손상, 혈관질환, 종양 등으로 이 부위가 손상되면 입체 공간적 사고 및 인식 기능에 장애가 오는 무인식증이 나타난다. 이 부위를 발달시키려면 어릴 때부터 퍼즐게임, 도형 맞추기, 숫자 및 언어 맞추기 등과 같은 입체 공간적 사고를 발달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 단순 계산이나 판에 박힌 산수 공부보다 두정엽을 포함한 광범위한 대뇌피질을 동원하는 연상과 추론을 요구하는 수학 교육이 필요하다.


단순 계산으로 즉각적인 답이 나오는 문제는 뇌 일부만 동원되지만 여러 가지 원리를 이용하는 문제를 실험이나 관찰을 통해 시간을 두고 해결하게 하면 뇌의 많은 부분이 동원돼 더 다양한 부위를 발달시킬 수 있다.

이에 수학 정석 등에 나오는 어려운 문제를 초등 시기에 하면 뇌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아 귀중한 우리 아이의 뇌가 손상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서유헌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