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디자인·건축

[정경원의 디자인 노트] [182] 햇볕을 따라 움직이는 그늘막

바람아님 2018. 8. 20. 10:53

(조선일보 2018.08.20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 이노베이션)


무더위를 피해 옥외에서 휴식을 취할 때 따가운 햇볕을 막으려면 그늘막이 제격이다.

파라솔처럼 활짝 펴면 표면적이 넓어지는 그늘막은 강한 자외선을 차단해주어 피부 보호에도 효과적이다.

하지만 시시각각 이동하는 태양을 따라서 그늘의 위치가 계속 움직이는 게 문제다.

햇볕을 피하려면 그늘막의 각도를 바꾸거나 앉은 자리를 자주 옮기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스마트 그늘막‘선 플라워’, 규격: 310×213×231㎝, 가격: 8000달러(약 900만원), 2017년.스마트 그늘막‘선 플라워’,

규격: 310×213×231㎝,

가격: 8000달러(약 900만원), 2017년.


미국의 스타트업 '셰이드 크래프트

(ShadeCraft)'는 첨단 기술을 활용해서

이 문제를 해결한 새로운 그늘막 '선 플라워(Sun

Flower)'를 출시했다.

2017년 1월 라스베이거스의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에서 처음 소개되어 주목받기 시작한

선 플라워는 태양의 이동 경로를 따라

자동으로 방향(360도)과 각도(45도)를 바꾸며

최적의 그늘을 만들어준다. 안전한 그늘 속에서

쉬면서 양질의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통합 보안 카메라, 고음질 블루투스 스피커,

고성능 마이크로폰, 조명기구 등이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되어 있다.


일기예보는 물론 바람의 세기 등 자연환경의

변화에 맞춰 개폐 여부를 판단한다.

고감도 센서들이 적외선의 수준, 공기의 질,

온도, 바람의 방향과 속도, 잠재적인 장애물 등을

감지해서 적절히 조치할 수 있다.

전원은 그늘막 위쪽에 달린 네 개의 얇은

태양전지판이다. 별도로 72시간 동안 쓸 수 있는

배터리도 장착되어 있다.


이 스타트업의 창업자는 아트센터디자인대학 출신으로 20여 년 동안 제품디자이너로 일하며 다양한 스마트 제품을

개발한 아르멘 가라베기안(Armen Gharabegian)이다.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일상의 불편을 해소하려는

노력의 결실인 선 플라워는 2017년 IDA 금상 등 여러 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