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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철도사업 '빛좋은 개살구?'..알짜 항만은 중.러에 뺏기나

바람아님 2019. 2. 11. 08:26
파이낸셜뉴스 2019.02.09. 11:38
북한 나진항
최근 남북철도 연결사업이 본격화되면서 한반도 육상물류의 미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남북 물류협력 모델로 철도보다 항만이 경제성이나 전략적 가치 더 높아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남북 철도사업 경제성 따져봐야
9일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물류연구본부장은 민간 싱크탱크인 여시재에 올린 기고를 통해 "남북철도의 연결은 한반도가 유라시아 대륙으로부터 70여 년간의 고립에서 벗어나 대륙으로 물류가 연결된다는 일인 만큼 관심이 높은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본부장은 남북 철도 연결사업의 경제성을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수도권을 기점으로 한반도 철도의 경제적 운용범위를 정해보면 대략 중국의 베이징, 중국-몽골 국경 지역, 러시아 극동의 하바로프스크 정도까지"라며 "북한에 대한 철도 현대화 비용은 엄청난 것으로 예상되는데 과연 그 경제성을 담보 받을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북의 혈맥을 연결하는데 경제성을 따질 필요가 있는가 라고 반문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 국민 모두가 동의하기 위해서는 따뜻한 가슴과 아울러 냉정한 머리로 계산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여객 중심의 철도노선 중 흑자 구간은 손에 꼽을 정도다. 대부분 적자를 국민의 세금으로 보전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과연 한반도가 남북으로 철도가 연결되면 항공으로 1시간 반이면 갈 수 있는 베이징과 블라디보스토크를 기차로 최소 20시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들여가면서 가게 될까 하는 부분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며 "북한 철도시설에 대한 투자를 우리가 담당한다 하더라도 우리나라 철도공사가 과연 운영할 수 있을 지, 투자비 회수는 가능한지 등의 의문이 생긴다"고 밝혔다.


■알짜 '항만'은 중·러에 뺏기나
이 본부장은 북한이 중국처럼 항만 중심의 경제특구를 우선 개발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북한이 전략적 가치가 높은 나진항의 경우 3부두는 러시아 기업이 49년간 임차권을 가지고 운영 중이며, 1·2부두도 10년간 중국 기업이 운영해 왔다"며 "최근 중국이 북한의 나진항 개발을 위해 기존 1~3부두 이외에 4~9부두까지 개발하겠다는 계획, 연변지역과 가까운 청진항에 대한 투자 제안, 그리고 남포항과 신의주항에 관심을 가진다는 이야기까지 자국의 경제개발 기반이었던 연안도시의 항만개발 방식처럼 중국 동북 3성의 출해구(出海口)로 그리고, 발해만 연결 항만으로 전략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수익성이 낮은 철도시설은 우리 돈을 들여 개발해 주고, 반면 단기간 내 수익성 제고가 가능하고 지정학적 우위 점유가 가능한 항만시설은 중국을 포함한 제3국이 운영권을 갖게 된다면 국익 차원에서 남북협력 전략에서 단추를 잘못 끼우는 셈"이라고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초기 북한 개발에 필요한 엄청난 양의 원자재와 북한의 인력을 활용한 생산품들은 대부분 해운을 통해 전 세계로 수출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꼭 필요로 하는 철도시설에 투자를 하되 국익 확보 및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위해 북한의 남포, 해주, 원산, 청진, 단천, 나진항의 개발과 운영권 확보에 대한 시급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북미 관계 급변으로 대북제재가 해제된 이후에는 우리가 북한의 항만에 대한 대응을 해도 이미 늦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