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2.11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 이노베이션)
알레시의 '푸드 포터(Food ?Porter)', 2018년.
세련되고 실용적이며 휴대하기 편한 도시락 가방이 있으면 좋을 텐데….
학교나 회사에 갈 때 도시락을 갖고 다니는 사람들의 공통된 바람이다.
도시락을 싸는 이유는 음식을 통한 섭생을 위해 식단을 특별히 관리하려는 경우와 입맛에 맞게 조리한 음식을
담아주려는 정성 등 다양하다. 하지만 도시락 가방의 모양이 평범하고 갖고 다니기에 불편하며,
구조가 엉성해서 내용물이 서로 섞이거나 국물이 새어나와 낭패를 보기도 한다.
빠르고 간편한 생활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특성상 도시락은 갈수록 도태될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탈리아의 주방용품 업체 알레시는 직장인들이 도시락을 선호하는 풍조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데 주목했다.
최근 알레시가 내놓은 도시락 가방은 밀라노에서 활동 중인 일본 출신 여성 산업디자이너 사쿠라 아다치가 디자인을 맡았다.
아다치는 전통적인 일본식 '벤토'를 현대적 소재와 감성으로 발전시켜 모양이 예쁘고 휴대가 간편한 도시락을 생각해냈다.
열가소성 플라스틱으로 만든 뚜껑과 2개의 용기를 겹겹이 쌓아 한 세트를 이룬다. 용기는 내구성이 강하고 연결 부위가
정밀할 뿐 아니라 별도의 덮개가 있어 내용물이 서로 섞이지 않아 신선도가 오래 유지된다.
샌드위치, 과일, 음료수병처럼 부피가 큰 것을 담을 공간이 필요하면 뚜껑 밑 용기의 덮개를 씌우지 않으면 된다.
휴대할 때는 탄력이 강한 실리콘 밴드로 뚜껑과 용기들을 함께 묶어주면 된다.
우리도 주(週)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점심 시간이 짧아져 도시락으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멋지고 세련되게 디자인된 도시락 가방의 등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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