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3.04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 이노베이션)
'엘리베이트(Elevate)' 모빌리티콘셉트. 2019년.
"자동차가 네 발로 걸어 다닌다니?" 지난 1월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2019 CES에서 크게 주목받은 것은
'걷는 자동차'였다. 갖가지 재해로 황폐해진 지역에서 활동하는 응급구조원들을 위한 모빌리티(Mobility) 콘셉트다.
모빌리티란 새로운 이동수단을 의미한다. 간편한 개인용 교통수단은 물론 위험 지역에서 정찰과 인명 구조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특수 차량의 개발이 모빌리티의 과제다. 스마트 모빌리티는 첨단 인공지능, 충전 및 동력 기술을
융합해 보다 지능화된 교통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현대차그룹의 오픈 이노베이션센터인 '현대 크래들'과 미국 디자인 컨설팅 회사 '선드벅 페라'가 공동 개발한 엘리베이트는
특별한 용도에 맞춰 디자인한 스마트 모빌리티다.
눈이 3m나 쌓인 도로는 물론 울퉁불퉁한 바위와 잔해들로 뒤덮인 험준한 지역에 고립된 사람들을 구하는 데 적합하다.
도로에서는 보통 자동차처럼 주행하지만 필요시에는 차체에 내장된 네 개의 로봇 다리를 펼쳐서 걷도록 디자인됐다.
로봇 다리는 5개의 축으로 구성되어 지형에 따라 좌우로 뻗쳐서 파충류처럼 걷거나 앞뒤로 펼쳐서 포유류처럼 걸을 수 있다.
어느 방향으로나 승하차가 가능하여 인명 구조원들이 빠르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차체를 수평으로 유지한 채 걸어 넘을 수 있는 벽의 높이는 1.5m, 보행 속도는 시속 5km다.
공유 경제의 확산으로 일반 자동차 수요가 줄어드는 현실에서 독창적인 모빌리티의 개발은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활로다.
높은 가격을 받는 틈새시장을 개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감한 투자와 맞춤형 디자인 역량을 기반으로 절실한 필요를
채워주는 특화된 모빌리티 서비스의 선점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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