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國際·東北亞

기자수첩 - 性평등 개념조차 없는 日정치인

바람아님 2014. 1. 11. 16:21

(출처-조선일보 2014.01.11 안준용 도쿄 특파원)


 性평등 개념조차 없는 日정치인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의 "여학생 고자질" 발언은 외교적 결례를 넘어 일본이란 나라의 성(性)차별에 대한 인식 수준을 반영한다. 이웃 나라 대통령을 열댓 살 된 '여학생'에 비유하고, 대통령의 일본 비판 발언을 '고자질'로 폄하한 것은 물론, '고자질은 여자나 하는 짓'이란 성차별 의식을 전 총리라는 사람이 고스란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고자질이라는 말은 '남의 잘못이나 비밀을 일러바치는 짓'을 가리키며, 세계 어느 나라 사전에도 '여학생이 하는 말'이라는 표현은 등장하지 않는다.


일본은 선진국을 자처하지만 사실 '양성 평등' 측면에서는 선진국과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정치인이 그런 경향이 강하다.

망언꾼으로 유명한 이시하라 신타로(石原�太郞·일본유신회 공동 대표) 일본 중의원은 2001년 11월 한 여성지에서 
"문명이 가져온 것 중 가장 유해한 것은 할머니" 
"여성이 생식 능력을 잃고도 살아가는 것은 의미 없는 일" 등의 발언을 했다가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2007년에는 야나기사와 하쿠오(柳澤伯夫) 당시 후생노동성 장관이 여성을 '애 낳는 기계'에 비유했다가 공식 사죄했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도 재임 당시 "눈물은 여자의 최대 무기"라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일본 정치인이 자국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것은 개인의 인식 수준 문제로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이웃 나라 여성 대통령에 대해 성차별적 발언을 하는 것은 국가의 품격 문제다. 만약 한국이 일본 왕비를 두고 "고자질"을 운운했다면 또다시 극한 시위가 벌어졌을 것이다.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태도도 여성에 대한 일본의 차별 의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아베노믹스'라고 하는 자신의 경제정책에서 '우머노믹스(Womanomics)'가 핵심이라고 말한다. 여성이 마음껏 능력을 펼쳐 사회를 주도해나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여성에 대한 인식을 바꾸지 않는 한, 공염불에 불과할 것이다.

안준용 도쿄 특파원 사진
안준용 도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