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틀 무렵, 바위들이 바다에 떠 있다. 따뜻한 아침 햇볕에 피어오른 물안개는 차가운 바다를 아늑하게 감싸고 있다. 아름답지만 너무도 평범한 경치다.
그런데 조명 기구 두 대가 기둥처럼 프레임의 좌우에 우뚝 서서 해변을 비추고 있다. 이방인같이 불쑥 사진 속으로 들어온 조명은 특별할 것 없는 풍경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조명과 함께 있는 해변은 영화의 주인공이다. 또한 조명에 둘러싸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배우이기도 하다. 태양이 떠올라 어두운 세상을 밝히듯 조명의 불빛은 보잘것 없는 해변에 빛을 내려 특별한 공간으로 다시 살아나게 한 것이다.
신경훈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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