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소녀가 잠에서 깨어났다. 늘 곁에 있던 엄마가 보이지 않자 소녀는 상상의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엄마가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면 돼지 저금통을 깨 찾아 나서야지. 동네에서 못 찾는다면 얘기로 듣던 엄마의 고향을 찾아가고 말 테야. 아이의 마음은 어느새 빨간 고무물통을 타고 엄마의 고향 앞바다에 다다랐다.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푸른 물이 찰랑대는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이었다.
사진가 원성원이 어린 시절 공상의 세계를 재현한 ‘1978 일곱 살’ 시리즈의 하나다. 작가는 전국의 산과 들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기억 속 풍경을 카메라에 담은 뒤 이를 재구성해 사진 콜라주를 만들었다. 상상과 현실을 엮은 이야기가 있는 사진이다.
신경훈 편집위원
'文學,藝術 > 사진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진이 있는 아침] 네모 틀로 만든 동그란 세상 (0) | 2014.04.16 |
---|---|
[사진이 있는 아침] 인형의 집에선 카메론 디아즈도 불청객 (0) | 2014.04.15 |
[사진이 있는 아침] 아프간 소녀의 슬픈 눈 (0) | 2014.04.13 |
[사진이 있는 아침] 익숙한 풍경이 낯선 설렘으로 (0) | 2014.04.12 |
[사진이 있는 아침] 시간을 붙들다 (0) | 2014.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