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3. 10. 26. 00:53
거세지는 중국의 압박, 가치와 실용 사이
팬데믹·우크라 전쟁 겪으며 중국에 대한 유럽의 태도 달라져
중·러 밀착에 경계심…중국과 거리 두며 인권·법치 문제 거론
유럽 혼자론 역부족, 서방 일원이 된 한국의 외교 연대 필요
원칙 없는 실용주의는 협상력 해쳐…가치가 국익이 될 수도
지난 9월 중순 이탈리아 코모 호숫가에 자리 잡은 콘래드 아데나워 전 독일 총리의 별장에 유럽과 미국, 한국과 일본, 인도와 인도네시아,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주요 인사가 속속 도착했다. 오랜 전통을 가진 아데나워 재단의 글로벌전략자문그룹 회의가 열렸다. 유럽의 시각에서 보는 세계 질서 속의 동맹과 경쟁자 재편에 대한 격론이 벌어졌다.
가치 외교에 대한 우선순위 부여는 서방(West)과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라고 불리는 비서방 국가를 나누는 원칙이 되고 있었다. 한국은 이 둘 사이 어디에 놓여있을까.
답은 생각보다 쉽게 나왔다. 한국은 ‘서방’이었다. 경제 규모로나, 외교 노선으로나 한국은 미국·유럽·일본이 바라보는 세계관과 크게 떨어져 있지 않았다. 한국이 서방의 한 축이라는 사실에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나토(NATO) 정상회의와 G7 정상회의에 초대받는 한국이 서방이 아니라고 하는 게 더 부자연스러운 상황이 되었다.
그런 시각에서 볼 때 유럽이 당면한 국제 문제는 한국의 고민과 다르지 않다. 특히 중국 문제는 논쟁의 중심에 놓여 있다. 미·중 경쟁 속에 깊숙이 끼어버린 정치, 경제적 딜레마 속에서 가치 외교와 실용 외교를 공존시키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 그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유럽과 한국은 동병상련의 입장이 되어가고 있었다.
어느새 어른이 돼 버린, 서방 진영에 서게 된 한국의 대중 전략은 ‘반드시 지켜내야 할 가치와 원칙’을 명확히 하는 데서 시작한다.....가치 외교를 바탕으로 한 연대의 확대가 법치에 기반을 둔 대중 전략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유럽과 한국이 고민하는 답은 여기서 공유된다.
https://v.daum.net/v/20231026005330945
[이재승의 퍼스펙티브] 미·중 갈등 파고…한국은 ‘같은 배’ 탄 유럽과 공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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