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23. 12. 20. 23:30
성탄절은 기독교인뿐 아니라 지구촌 많은 이들이 기다리고 즐기는 기념일이다. 이왕이면 눈이 오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하게 된다. 대(大) 피터르 브뤼헐이 그린 ‘베들레헴의 인구조사’(1566년·사진)는 눈 내린 풍경을 묘사한 최초의 그림 중 하나다.
브뤼헐은 성경 이야기를 그가 살던 시대에 빗대 그리는 걸로 유명하다. 이 그림의 배경 역시 성경 속 베들레헴이지만, 실제로는 화가가 살았던 16세기 네덜란드의 일상 풍경이 펼쳐져 있다. 눈이 내린 겨울날 저녁 사람들이 왼쪽의 여관 건물로 모여들고 있다. 로마 황제의 명으로 호적 신고를 위해 고향에 온 사람들이다. 문 앞에서 서기관이 사람들의 인적사항을 기록하며 세금을 받고 있고, 창을 든 병사가 옆에서 지키고 있다.
이 그림은 분명 성경 이야기를 그린 종교화다. 하지만 일상생활의 장면을 보여주는 풍속화의 형식을 취했다. 설경과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묘사한 최초의 풍경화이기도 하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세 장르를 한 화면 안에 동시에 보여주는 16세기 화가의 재능이 놀라울 따름이다.
https://v.daum.net/v/20231220233010632
최초의 설경 그림[이은화의 미술시간]〈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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