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아트칼럼

“영혼의 짝꿍” 소녀랑 있을수록 생명이 깎였다…섬뜩한 진실 뭔가했더니[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제임스 휘슬러 편]

바람아님 2023. 12. 23. 01:46

헤럴드경제 2023. 12. 23. 00:59

‘연백색’의 비밀
<동행하는 작품>
흰색 교향곡 1번 : 흰색 옷을 입은 소녀
흰색 교향곡 2번 : 흰색 옷을 입은 작은 소녀
흰색 교향곡 3번

편집자 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였습니다. 연백색 사랑


그녀의 눈은 크고 맑았다.

눈가는 곧 눈물이 흘러도 이상할 게 없을 만큼 촉촉했다. 목과 팔다리는 길었고, 앉고 설 때마다 허리는 꼿꼿이 세웠다. 누군가 이름을 부르면 그녀는 사뿐사뿐 다가갔다. …눈 위를 걷는 사슴 같군. 제임스 휘슬러(James Whistler·1834~1903)는 그런 조안나 히퍼넌을 보며 생각했다.

진눈깨비가 창문을 때리던 어느 날, 휘슬러가 히퍼넌을 불러세웠다. 그녀가 옷장에서 흰 원피스를 꺼내입고 나온 때였다. "당장 그리지 않고선 참을 수 없어서." 휘슬러는 꿈을 꾸는 듯한 표정이었다. "오늘 바깥 일정은 다 취소해야겠네요?" 히퍼넌은 그런 휘슬러를 또 이해해줬다. 휘슬러는 히퍼넌을 붙잡아둔 채 화구를 죄다 가져왔다. 은처럼 빛나는 흰색 안료를 특히나 잔뜩 챙겨왔다.

휘슬러가 납의 독성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생명을 깎아가며 히퍼넌과 함께 있던 것이었다. 그런데, 휘슬러는 결국 그 사랑을 쟁취하지 못했다. 끝내 헤어지고 말았다. 납 중독도 납 중독이지만, 이번 일 또한 휘슬러에게 크디큰 고통을 가했다.

그 해, 쿠르베는 히퍼넌을 눕힌 채 '잠'을 작업했다. 여성 모델 한 명을 더 붙여 그린 이 그림은 두 여인의 동성애를 묘사하고 있다. 화폭 속 나체의 히퍼넌은 휘슬러의 흰색 교향곡 속 여인과 동일인으로 볼 수 없을 만큼 요염하다......휘슬러는 더 이상 히퍼넌을 연인으로 대하지 않았다. 그는 연백색의 연인을 놓아줬다. 서로를 운명의 상대처럼 여긴 두 사람의 로맨스는 허무하게 끝을 맺었다.


https://v.daum.net/v/20231223005917198
“영혼의 짝꿍” 소녀랑 있을수록 생명이 깎였다…섬뜩한 진실 뭔가했더니[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제임스 휘슬러 편]

 

“영혼의 짝꿍” 소녀랑 있을수록 생명이 깎였다…섬뜩한 진실 뭔가했더니[이원율의 후암동 미

. 편집자 주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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