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2023. 12. 30. 00:21
신까지 놀려먹는 꾀 가졌으나
결국은 끝없는 형벌의 늪으로
‘부조리’에 굴복하길 바라지만
끝내 저항…‘자유의지’ 새겼다
편집자 주 어렵고 헷갈리는, 그럼에도 실생활 곳곳 녹아있어 알아두면 좋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후암동 미술관〉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보듯 감상하세요. 처음부터 정주행하셔도 좋고, 시즌별로 나눠 봐도 좋고, 각 이야기를 단편처럼 읽으셔도 좋습니다. 걸출한 예술가와 풍부한 예술작품으로 몰입을 돕겠습니다. 각 기사는 여러 참고 문헌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였습니다. 끝없는 형벌 |
시시포스는 바위를 밀었다.
제 몸보다 더 큰 돌덩이를 굴렸다. 그는 저 멀리 산 꼭대기를 향해 움직였다. 숨은 턱 끝까지 차올랐다. 불어오는 흙먼지를 대책 없이 들이마셨다.....티치아노 베첼리오(1488~1576)의 그림 속 시시포스가 그런 모습으로 산을 오르고 있다. 티치아노는 절망적인 상황을 부각하고 싶었는지, 달의 표면 같은 이곳을 매캐한 연기와 불똥으로 채웠다......시시포스가 정상에 오르는 건 하세월이었다. 그는 드디어 바위를 끄트머리에 가져다 놓았다.
그런데…. 이 빌어먹을 바위가 가만히 있지 않았다.
흔들, 또다시 흔들거렸다. 그러더니 이내 산 아래로 맹렬하게 굴러떨어졌다. 데굴데굴 내려가는 돌덩이는 멈출 줄 몰랐다. 모든 장애물을 박살 낼 기세였다. 녀석이 멈춘 곳은 그가 처음 바위를 굴리기에 나선 그 장소였다.......시시포스는 야속한 그 바위에 다시 손을 댔다. 그리고, 산꼭대기를 향해 재차 돌덩이를 굴리기 시작했다. 사실, 그는 이 짓을 벌써 수천수만번째 하고 있었다. 하던 일을 반복하고,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있었다. 그는 그렇게 신이 내린 영원한 형벌을 받고 있었다.
https://v.daum.net/v/20231230002150206
“제가 봤어요” 女납치 순간 밀고했다가…이렇게까지 ‘보복’ 당할줄은[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시시포스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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