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人文,社會

할 일은 않고 묘수만 찾아 헤맨 저출산 정책 18년[사설]

바람아님 2024. 4. 26. 01:05

동아일보  2024. 4. 26. 00:00

올해 2월 출생아 수가 역대 최저치인 1만9362명으로 집계됐다. 연초에 태어나면 초등학교 적응에 유리하다는 통념에 따라 1, 2월엔 출생아가 많은 편이었는데 2만 명 아래로 떨어지면서 출산 기피 월인 12월과 별 차이가 없어졌다. 이대로 가면 올해 합계출산율은 0.6명대로 하락할 전망이다.

지난해 최악의 출산율 통계를 받아든 정부는 역대 정부가 그러했듯 담당 장관을 바꾸고 특단의 대책을 내라고 닦달하고 있다. 여당에선 저출산 정책 동력을 높이기 위해 부총리급 인구부를 신설하자고 한다. 하지만 특단의 대책이 없어 출산율이 급락한 걸까.

동아일보가 장기 기획 ‘출산율, 다시 1.0대로’ 2부를 시작하며 2030 청년세대를 설문조사하고 심층 인터뷰한 결과 이들이 출산을 꺼리는 이유는 모두가 알고 있는 대로다.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맞벌이 부부조차 주거비와 양육비 부담이 버겁고, 육아휴직을 쓰면 눈치 주거나 근무제도가 경직돼 있어 일하면서 아이를 키울 엄두를 못 낸다는 것이다. 출산율이 1.13명이던 2006년 저출산 정책을 시행한 이후 18년간 되풀이해 제기된 문제들로 청년들은 이런 걸림돌만 치워주면 상당수가 아이를 낳겠다고 했다.

 18년간 출산율 제고에 380조 원을 썼다지만 대부분 출산율과 무관한 사업에 집행됐다. 각 부처에선 ‘저출산’ 꼬리표를 붙이면 예산을 타내기 쉽고, 정부도 출산율에 신경 안 쓴다고 욕먹을까 봐 아닌 줄 알면서도 끼워 넣은 탓이다. 엉뚱한 데 예산 쓰면서 일하는 시늉만 냈으니 성과가 날 리 있겠나.


https://v.daum.net/v/20240426000008823
할 일은 않고 묘수만 찾아 헤맨 저출산 정책 18년[사설]

 

할 일은 않고 묘수만 찾아 헤맨 저출산 정책 18년[사설]

조청훈 최지윤 씨 부부(뒷모습)가 경남 김해시 대성동 고분군에서 자녀와 함께 산책하는 가족을 지켜보고 있다. 김해=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올해 2월 출생아 수가 역대 최저치인 1만9362명으

v.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