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2024. 5. 10. 06:05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영수회담에 앞서 비공식 라인을 가동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그 내용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아주 충격적입니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분개한 당원들이 윤 대통령의 탈당까지 요구하고 있어요.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영수회담 막후에 도대체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알아보죠.
윤 대통령-함 교수-임 교수-이 대표로 연결되는 '비공식 라인'이 가동됐다는 얘기인데요. 역대 정권에서도 비공식 라인이 영수회담을 조율한 적은 있지만 회담 직후 '특사'를 자처하며 비공개 회담 내용을 공개한 사례는 없습니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 벌어졌는데요.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의 레임덕이 빨라졌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비선 논란은 4·10 총선 이후 벌써 두 번째인데요. 지난달 17일에는 윤 대통령이 국무총리에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대통령실 발(發) 보도가 나왔죠. 그때만 해도 여권 내부의 반발이 심했는데 이번에는 당원들이 노골적으로 윤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고 있어요.
비선 라인을 통해 영수회담을 조율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이 과정에서 나온 대화 내용은 충격적입니다. 윤 대통령이 함 원장에게 메시지를 전달했고, 이걸 임 교수가 받아서 이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국무총리 인사추천권, 이 대표와 핫라인 구축,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더 믿기 힘든 부분도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향후 대통령실 인사 등 여권 개편 과정에서 이 대표의 대선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인물들을 배제하겠다는 의사도 전달했다고 합니다. 듣기에 따라 이 대표의 차기 대선을 돕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소지가 있는 부분입니다.
이런 말들이 사실이라면 윤 대통령이 완전히 굴복하고 들어가는 모습인데요. 정말 이 정도의 저자세였을까 하는 의구심이 갑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국무총리 추천권을 주고, 이 대표의 차기 대선 경쟁자를 배제시키려는 모습까지 보였다니 믿기 어렵습니다. 윤 대통령의 정체성에 의심이 갈 수밖에 없는 대목인데요. 이게 '소통'은 아닌 것 같습니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은 윤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글과 함께 "보수의 궤멸자", "민주당의 트로이목마"라는 원색적인 비난으로 도배됐습니다. "그렇게 한동훈을 죽이려고 용쓴 게 이재명 대선을 위해 한 짓", "이재명을 위해 한동훈과 원희룡을 버렸다" 등의 비난 글도 쏟아졌습니다.
https://v.daum.net/v/20240510060503083
[뉴스 즉설]이재명에 무릎 꿇고 안전보장? 영수회담 까발린 특사들 왜?
[김순덕의 도발]비선라인 통한 ‘이재명 대통령 밀어주기’ 사실인가
동아일보 2024. 5. 11. 10:01
참 까마득한 옛날같지만 꼭 4년 전, 그러니까 2020년 총선 직전 김종인 미래통합당(지금의 국민의힘이었다)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가장 정직하고 나라에 충성하는 사람이라고. 조국이 잠깐 법무부 장관이 됐다 검찰에 ‘비리’가 털리면서 물러나고, 위성정당 열린민주당이 검찰 수뇌부를 ‘검찰 쿠데타세력’이라며 대차게 공격하는 와중이었다.
그 김종인이 국힘 대선 후보가 된 윤석열에게 2021년 말 결별을 고하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늘 얘기하지만 경선하기 전 사람과 후보로 확정된 사람, 대통령이 된 사람 사이에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9일 윤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내가 묻고 싶었던 질문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남 전 ‘비선라인’이 있었는지, 이재명의 대선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인물은 대통령실에 안 쓰겠다고 제안한 게 사실이냐는 질문 말이다.
물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윤-이 회담은 ‘공식라인’을 통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그런 기사가 7일 조간에 대문짝만하게 실리고도 한참이 지나 오후에 나온 답이다. 참내. 이런 경우엔 차라리 “모른다” 라든가 “말할 수 없다” 라고 하는 게 낫다.
민주당 쪽 비선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는 그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신과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이 윤-이 사이에서 “일종의 메신저 역할을 했다”고 확인해줬다.... ‘명예’교수가 정치인처럼 ‘정치적 거짓말’을 할리 없다.
윤 대통령이 함성득-임혁백을 통해 전한 메시지는 국힘 지지층이나 보수라면 뒷목 잡고 쓰러치기 충분했다. 거칠게 해석하면, 국힘의 1호 당원이라며 2년간 당 대표 2명, 비상대책위원장 3명을 갈아치웠던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을 이재명의 대선 경쟁자가 안 될만한 ‘얼빵’으로 채워선 다음 정권을 민주당에 상납할 의향을 밝혔다는 얘기다. 우하하하. 대통령감은 대통령실에만 있다는 윤 대통령의 발상도 웃기지만 이재명은 무슨 이런 대통령이 다 있나 속으로 비웃었을 게 분명하다. 그러면서도 “경쟁자는 많을수록 좋다”는 모범답안을 전해달라고 했다는 거다. 아주 여유만만하게.
https://v.daum.net/v/20240511100157084
[김순덕의 도발]비선라인 통한 ‘이재명 대통령 밀어주기’ 사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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