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4. 5. 13. 00:38
이원석 명품백 수사…용산 긴장
권력자도 특검·수사 받는 게 정도
끝없는 수사 악순환…과보 성찰을
대결 벗어나 국민 위로·구제하길
30여 년 전 잘나가는 검찰 간부가 내게 말했다. “법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입니다. 손볼 사람은 어떻게든 손봤고, 봐줄 사람은 끝까지 봐줬어요.” 법을 흉기로 타락시켰다는 고백이었다.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현 대한석유협회 회장)이 그 증거다. 그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시험에 수석합격한 수재였고, 최고의 특수부 검사였다. 그러나 친정인 검찰의 표적수사로 네 번 구속됐고, 모두 무죄로 풀려났다. 세계 유일의 기록이어서 기네스북에 올랐다. 수사했던 후배 검사들은 “아무 잘못이 없으니 풀려날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는 매번 달랐다. 검사는 “윗선의 압력 때문”이라고 실토했다. 퇴임한 ‘윗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나 “이럴 수 있느냐”고 항의했고,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아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겠다고 한다. 용산 대통령실은 불만을 느낄 수 있다.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사건 수사를 지휘 중인 송경호 중앙지검장은 경질설에도 불구하고 김 여사 소환조사 의지가 확고하다. 제주지검장이었던 이원석은 윤 정부 들어서 단숨에 대검 차장으로 승진했고, 3개월 만에 총장으로 발탁됐다. 문재인 정부 윤석열 검사의 초고속 출세 경로와 판박이다. 이런 윤석열 정부의 검찰 황태자가 정권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총장이 조국 일가를 상대로 혹독한 수사를 벌이면서 문 정권과 일합을 겨룬 끝에 대통령이 된 경로가 이 총장에 의해 되풀이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윤 정권에는 악몽 그 자체다.....차기 유력주자들이 모두 ‘서든 데스(sudden death)’의 위험에 처해 있다. 적이 죽어야 내가 사는 지옥에서 협치와 타협은 꿈같은 얘기다.
홍철호 정무수석은 “대통령은 국민들 눈물이 있는 곳에 계셔야 한다”고 건의했고 윤 대통령은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천만다행이다....천국에서 멀어지는 율법(律法)과 정죄(定罪)의 내전을 끝내는 길이다. 연민의 연대와 통합으로 향하는 순리이고, 대통령이 할 일이다.
https://v.daum.net/v/20240513003833541
[이하경 칼럼] 대통령은 율법과 정죄의 내전을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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