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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래 칼럼] 섣부른 상법 개정, 황금 알 낳는 거위 배 가를 수도

바람아님 2024. 6. 11. 00:49

조선일보  2024. 6. 11. 00:11

윤 대통령 말 한마디에 이사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 추진
현실 고려 없는 법제화는 경영 불확실성만 가중
기업 사냥꾼·좌파 단체들의 경영 개입도 심해질 것

정부가 한국 증시 밸류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상속세 개편과 함께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행 상법은 이사 충실 의무의 대상을 회사로 규정하고 있는데, 해당 조항에 ‘총주주’ 또는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추가해 소액주주 보호 의무를 명문화하겠다는 것이다.

상법 개정 논의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경제 이슈 점검 회의에서 “투자자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기업 지배 구조 개선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하면서 시작됐다....올해 초만 해도 반대 입장을 밝혔던 법무부 역시 적극 검토로 선회했다. 과도한 상속세 개편이 기업인들을 위한 ‘당근’이라면, 소액주주에 대한 법적 보호는 오너 경영자 중심의 기업 지배 구조를 개선하라는 ‘압박’인 셈이다.

재계는 그간 친(親)기업 기조를 유지해 온 정부의 변심에 술렁이고 있다. 주주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자칫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경제인연합회도 10일 “상법 개정안은 지분이 더 많은 주주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주식회사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며 이례적으로 강한 비판 자료를 냈다. ‘걸면 걸리는’ 식의 배임죄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세계적으로 입법 사례가 없는 주주에 대한 이사 충실 의무까지 더해지면 경영자들은 끊임없이 송사(訟事)에 시달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 걱정스러운 대목은 이 법의 악용 가능성이다. 과거 삼성물산 합병 때 악명을 떨친 엘리엇 펀드 등 기업사냥꾼과 기업 지배 구조 개편에 목숨을 거는 좌파 시민 단체, 그리고 국민연금을 앞세운 정부가 주주 보호를 명분으로 기업 경영에 개입하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오너 경영자 중심의 기업 지배 구조와 이로 인한 인색한 배당을 한국 증시 저평가의 원인으로 보는 듯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경영자들의 혁신 능력과 기업의 미래 성장성이다.... 한국 기업은 어떤 길을 가야 할까. 정부의 상법 개정이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꼴은 되지 말아야 한다.


https://v.daum.net/v/20240611001122921
[조형래 칼럼] 섣부른 상법 개정, 황금 알 낳는 거위 배 가를 수도

 

[조형래 칼럼] 섣부른 상법 개정, 황금 알 낳는 거위 배 가를 수도

정부가 한국 증시 밸류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상속세 개편과 함께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행 상법은 이사 충실 의무의 대상을 회사로 규정하고 있는데,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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