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朝鮮칼럼] ‘헌정질서’ 투쟁에 돌입한 한국 민주주의

바람아님 2024. 6. 25. 00:46

조선일보  2024. 6. 25. 00:10

대통령·국회 둘 다 국민 선출
그동안 국회는 늘 패자였지만 박근혜 탄핵으로 처음 넘어서
민주당의 목표는 제2의 탄핵
민주주의의 어두운 얼굴 우리는 지금 처음 목격중
愚衆이 원한과 결합하면 끔찍한 惡을 낳을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님이십니다”라며 90도 폴더 인사를 올리는 강민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의자에 앉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 인사를 받는 이 대표. 개화기 신파극인 줄 알았다. 둘은 1964년생 동갑이다. 단순한 해프닝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 정치의 난관이 모두 이 한 장면에 응축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사사화(privatization)다. 한국 정치의 손에 닿으면 뭐든 사유물로 바뀐다. 정당도 본래 공적 조직이지만, 한국 정당은 보스의 사유물에 불과하다. 더불어민주당도 이재명 대표 아래 철저히 사당화됐다. 반대자는 모두 공천 학살을 당했다. 사당화의 구덩이에서 개인숭배의 독버섯이 자란다. 국가 서열 2위의 국회의장 후보자 모두가 이 대표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이 대표가 배우 차은우보다 멋지다거나, 정조를 닮았다고 한 인사들이 공천을 받았다. 정청래 의원은 이 대표의 전기 ‘인간 이재명’을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면서 인간 이재명과 심리적 일체감을 느끼며 아니 흐느끼며 읽었다”고 한다.

사사화의 두 번째 먹이는 국회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대통령이 둘이다. 이재명이 여의도 대통령이다. 민주당은 171석으로 입법부를 완전히 점령했다. 대통령이 행정부를 장악한 것처럼, 입법부에도 단독 정부가 세워졌다. 헌정 사상 최초로 야당이 단독 개원하고, 국회의장도 단독 선출했다. 제2당이 맡는 법사위원장, 여당이 맡는 운영위원장도 독차지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관습보다 국회법이 우선이라고 한다. 하지만 국회에서 대화가 죽고, 관습 같은 “훌륭한 유산이 훼손되면 결코 입법으로 그것을 대신할 수 없다.” (하이에크)

민주주의는 언제나 선이 아니며, 우중(mob)의 원한(르상티망)과 결합하면 끔찍한 악을 낳는다. 히틀러의 나치즘이 그랬다.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가 민주주의를 악한 정체로 본 이유다.

오늘날 개딸 같은 정치 팬덤은 저성장 수축사회의 르상티망, 그리고 소셜 미디어의 탈진실화가 낳은 새로운 우중이다. 거기에 영합한 포퓰리스트들이 그 힘을 등에 업고 정당을 사당화하고, 국회를 지배하고, 사법부를 겁박하고, 행정부를 마비시키고, 언론을 비난하고 있다. 한국 민주주의는 단순한 정치적 부패가 아니라 헌정 질서를 둘러싼 투쟁에 돌입했다.


https://v.daum.net/v/20240625001013874
[朝鮮칼럼] ‘헌정질서’ 투쟁에 돌입한 한국 민주주의

 

[朝鮮칼럼] ‘헌정질서’ 투쟁에 돌입한 한국 민주주의

“더불어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님이십니다”라며 90도 폴더 인사를 올리는 강민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의자에 앉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 인사를 받는 이 대표. 개화기 신파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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