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7. 9. 00:18
어떻게 살아남을지
지선·대선 어떻게 치를지
이 논쟁이라면 100번도 좋아
지금 시비 보니 기가 막힐 뿐
尹 정부는 자유, 민주 마지막 보루
무너지면 수십 년 후퇴
우선 당부터 재건하라
지금은 尹·韓 갈등 무대 아니다
오랜 기자 생활에서 정치란 상대방의 약점을 먹고 사는 괴물이라는 것을 터득했다. 자기 장점(長點) 하나 없어도 상대방 약점만 파악하고 그것을 물고 늘어지면 꽤 떵떵거리며 행세할 수 있는 동네가 정치판이란 것을 알았다. 그 상대방이 나와는 다른 가치관과 세계관을 가졌을 때 그 ‘괴물’은 더욱 극악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런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음을 요즘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 과정에서 새삼 배우고 있다. 같은 동네 사람끼리 싸우는 일이 더 극렬하다는 것을….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패배했다. 기진맥진해야 정상이다. 고개 숙이고 자숙하며,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이 있어도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그나마 국민에 대한 ‘패자(敗者)의 도리’다. 그런데 당대표 싸움이 시작되자 국힘당은 보란 듯이 벌떡 일어났다.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마치 본선(本選)에서는 쓰지 않고 감춰뒀던 비장의 힘이라도 있는 양 열심히 싸우고 있다.
그것도 국민의힘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남을지, 그리고 굳건히 재건해서 2년 뒤 지자체 선거, 그 1년 뒤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목표를 두고 논쟁하는 것이라면 백번 싸워도 좋다. 그런데 기껏 싸운다는 것이 김건희 여사의 디올 백 속편을 두고 알았느니 몰랐느니, 연판장을 돌리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고, 더 나아가 친윤이냐 아니냐 문제로 시비를 벌이는 것을 보니 한마디로 기가 막힌다.
윤석열 정부는 지금 대한민국의 자유·민주 체제를 지켜낼 마지막 보루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윤 정부가 무너지면 대한민국은 수십 년 후퇴한다. 윤 정부가 무너지기를 고대하고 있는 세력은 지금 윤 정권이 총선에서 패배하고 보수 세력 안의 경쟁에서도 패배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윤 대통령 개인에 대한 호불호 문제도 아니고 윤 대통령 개인이 누구를 좋아하느냐와도 상관없다. 그는 자기가 이 나라의 오늘과 내일을 책임지고 있다는 사명감으로 모든 사적(私的)인 것을 넘어서야 한다. 우선 당부터 재건하고 그것을 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해 이 시국, 이 나라는 윤·한 갈등의 무대가 아니다.
https://v.daum.net/v/20240709001813438
[김대중 칼럼] 尹·韓의 무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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