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房/自作詩와 에세이

耳 鳴

바람아님 2014. 8. 23. 22:55

 

 

 

                                                                               -심 구( )-

 

산골마을의 아침은

매미들 합창으로 시작한다

 

실로 꿰멘 검정고무신 또 터질까

조심조심 논둑 길 올라서면

미루나무 높은 가지 끝

말매미 찌- 하고 학교길 재촉한다

 

한낮 무더위 느티나무 아래 멍석 깔면

매음매음 참매미소리 오수를 불러오고

석양 붉은 빛이 산 그림자 만들면

쓰름매미 쓰름쓰름 저녁때임을 알려

해거름 일손을 분주하게 한다

 

구름은 벌써 저만치 흘러 갔다

논두렁에 그 많던 미루나무 보이지 않고

동구 앞 느티나무는 가지가 부러졌다

 

갈 곳 잃은 매미들

내 귓속으로 숨어들어

밤낮 구분 없이 찌- 하고 운다

 

일년 내내 쉼없이

산골마을 그립다고…….

 

 

현대인들의 고질병인 "이명"을 화자도 갖고 있다. 떼어 내려도 쉽사리 떨어

지지 않는 이명을 유년시절 듣던 고향의 매미소리로 글을 이어 갔다.

농사가 주였던 그 시절에는 모든 농사를 사람의 힘으로 하고 자연을 삶의

일부로 받아 들였으나 지금은 농촌도 대부분 기계화되고 젊은이들은 도시로

공단으로 빠져나가 늙은 노인들만이 지키고 있고 성냥이 라이타로, 나무젓가락은

수입목재로 바뀌어 미루나무가 더 이상 효용가치가 없어져 논두렁에서 자취를

감춰 버렸으며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던 느티나무밑은 찾는 사람이 없어 졌다.

그래서 살곳을 잃은 매미들은 화자의 귓속에 둥지를 틀었다. 화자는

"이명"의 고통으로 부터 벗어 나고자 그 매미를 원래 살던 곳으로 돌려

보내려고 한다. 아니 어쩌면 산업화의 물결에 휩쓸려 떠나왔던 고향, 

가난했지만 마음은 풍요로웠던 유년시절로 화자 자신이 돌아가고픈  마음이

었는지도 모른다. 

 

글의 주제는 "이명"이다. 다른글은 "이명"을 풀어가는 수사에 불과하다.

초장은 매미와 함께하는 일상의 생활들을,

중장은 매미가 떠나올수 밖에 없는 농촌의 실정,

종장은 귓속에 들어와 터를 잡은 매미를 떼어 버리고픈 화자..

 

                                                                            ~ 화자의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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