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꽃과 나비를 짝꿍처럼 여길 때가 잦아. 그래서 이야기나 노래 또는 그림에 둘이 같이 등장하곤 하지.
이름에 아예 '나비'란 글자가 들어간 꽃도 있어.
풍접초(風蝶草)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비 같다'는 뜻을 담은 한자말이거든. 북녘에서는 아예 '나비꽃'이라고 불러.
▲ 그림=이재은(호박꽃‘내가 좋아하는 꽃’)
▲ 그림=이재은(호박꽃‘내가 좋아하는 꽃’)
화려한 모양 때문인지 다른 이름도 많아.
꽃 모양이 옛날에 새색시 머리에 얹던 족두리
같다고 '족두리꽃' 또는 '왕관꽃',
기다란 꽃술이 거미 다리 같다고 서양에서는
'거미꽃'이라고 부르기도 해.
나비가 꽃처럼 고운 건지, 꽃이 나비처럼 예쁜
건지 딱 잘라 말할 순 없지만, 풍접초는
그 모습이 참 고와서 꽃밭에 많이 심어.
꽃이 피기 전 하늘을 향해 똑바로 서 있는
길쭉한 봉오리는 마치 분홍빛 로켓처럼
보이기도 해.
꽃봉오리 밑으로 빠져나온 꽃술들은 '준비 완료,
발사!'라고 말하는 것 같단다.
그럼 기대감을 갖고 다음 날 꽃이 피는 걸 한번
보렴. 갸름한 꽃잎이 활짝 피고, 길고 기다란 꽃술은 위로 쭉쭉 뻗은 모습을 보게 될 거야.
풍접초의 꽃은 위로, 또 위로 오르며 계속 피어나.
여름 한낮에는 더위에 지쳐 살짝 시든 것처럼 보여도 해 질 무렵이면 다시 싱싱해지지.
6월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는데, 꼬투리처럼 길쭉한 열매를 자꾸 따 주면 여름 막바지인 지금까지 계속 꽃을 볼 수 있어.
풍접초 잎은 위쪽이랑 아래쪽이 조금 다르게 생겼어.
아래쪽 잎은 5장 혹은 7장의 잎이 하늘을 향해 손바닥을 펼친 것처럼 쫙 펼쳐져 있지.
잎과 줄기에는 털이랑 가시가 잔뜩 나 있고 말이야. 게다가 끈끈하니까 만질 때 조심해야 해.
꽃은 위로 쑥쑥! 꽃술은 사방으로 쭉쭉! 잎은 하늘 향해 쫙!
풍접초는 여리여리 고와 보이면서도 여러모로 참 힘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