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自然과 動.植物

[그림으로 보는 자연] 영양 덩어리 부추, 베어도 베어도 쑥쑥 자라나

바람아님 2014. 9. 25. 21:57

(출처-조선일보 2014.09.25 박윤선 생태교육 활동가)

우리나라 사람은 세계적으로 봤을 때 하루에 채소를 많이 먹는 편에 속한대. 
이렇게 자주 먹는 채소를 집에서 직접 길러 보면 어떨까? 기르기 어렵지 않으냐고? 
넓은 땅이 필요하지도 않고,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이지 않아도 쑥쑥 잘 자라는 채소들이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상추 같은 쌈 채소나 부추는 물만 잘 주면 여름내 반찬으로 실컷 먹을 수 있어. 
부추를 잘라낼 땐 너무 뿌리 가까이서 자르지 말고 윗부분만 베어내면 돼. 
베면 또 자라고, 베면 또 자라고 부추는 몇 번이고 자라난단다.

부추.
/그림=이재은(호박꽃 '내가 좋아하는 채소')
잘라낸 부추는 쉽게 무르니까 얼른 먹는 게 좋아. 
전으로도 부쳐 먹고, 잡채에도 넣어 먹고, 살짝 데쳐서 잔치 국수 위에 고명으로 얹어 먹어도 맛있지. 
총총 썰어 양념간장에 넣고, 만두소에도 넣고, 오이소박이 담글 때도 넣고, 쓱쓱 무쳐서 겉절이로도 먹어. 
먹는 방법도 참 다양하지? 
부추는 살짝 매큼한 맛이 나서 부추김치엔 마늘을 안 넣는 경우가 많아.

여름내 부추를 잘라 먹고 놔두면 늦여름에서 가을 사이에 꽃대가 쏙 올라와. 
아주 작은 꽃잎이 여섯 장 달린 하얗고 앙증맞은 꽃들이 피어나지. 
가을이면 씨가 여무는데, 이것을 꽃째 따서 말렸다가 손으로 비비면 까만 씨가 토도독 떨어질 거야. 
가을장마에 꽃대가 쓰러지면 씨를 받기 어렵지만 집 안 화분에서 키우는 중이라면 쉽게 씨를 받을 수 있어.

이듬해 봄에 씨앗을 심으면 열흘도 못 되어 싹이 쏙 올라올 거야. 
늦여름이 될 때쯤엔 부추를 그만 잘라 먹고 이렇게 꽃대를 올리게 해 줘야 이듬해에도 부추를 계속 먹을 수 있단다.

부추는 쉬 자라는 것 같아도 사실은 영양 덩어리야. 
동의보감에 '간의 채소'라고 적혀 있을 정도로 간을 튼튼하게 만드는 데 좋아. 
경상도 지방에선 부추를 '정구지'라고 부르는데 '기운이 오래도록 힘차게 하는 풀'이란 뜻을 담았대.


[부추꽃 - 게시자 사진]


(7/31일 마곡리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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