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國際·東北亞

찬킹청의 중국정치 뚫어보기(16) 중국은 수도를 옮겨야 할까?

바람아님 2015. 1. 25. 15:55

(출처-조선일보 2014.06.20 찬킹청 홍콩 신보 총편집인)


베이징의 대기오염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올해 3월 베이징 시내의 모든 관측소에서 심각한 오염이 관측되었으며, 
스모그 피해를 우려한 많은 외국인들이 베이징을 떠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중국 상위 500개 도시 중 대기 수준이 WHO(세계보건기구)의 기준에 부합하는 도시는 1%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세계에서 공해가 가장 심각한 10개 도시 중 7개 도시가 모두 중국이며 베이징 역시 포함되어 있다.

한 지역에 많은 인구가 밀집되어 경제활동을 영위했고, 이로 인해 ‘스모그’라는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하게 되었다. 
베이징은 중국의 수도이자 경제의 중심지로, 국영기업 및 대기업이 대부분 정부와의 원활한 소통과 정보교류를 위해 
베이징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외국 기관과 기업 역시 베이징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베이징은 중국의 대표적 관광도시이기도 하다. 매년 수 많은 관광객들이 만리장성, 자금성 등을 방문하기 위해 
베이징을 찾는다. 
또한, 베이징은 교육 중심지로 국가가 인정한 가장 권위 있는 대학인 중점대학 211개 중 26개 대학이 베이징에 위치해 있다. 
즉, 중국의 정치, 경제, 외교, 문화, 교육 등 중요 자원이 모두 베이징에 밀집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렇게 많은 기능을 담당하는 베이징에 인구가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현재 베이징 인구는 2200여만명으로 몇 해전 중국 정부가 2020년까지 베이징 인구를 1800만으로 유지하겠다고 한 목표와 
더 멀어지게 되었다.

명(明)·청(淸) 두 왕조 동안 베이징은 수도의 역할을 해왔다. 
그러다 국민당이 수도를 난징으로 옮겼고,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후 다시 베이징을 수도로 삼았다. 
북쪽의 사막과 인접한 베이징은 늘 모래바람에 시달렸으며, 심지어 물까지 부족해 생활환경이 매우 열악한 편이다.
미세먼지가 심하게 낀 자금성 앞 모습.
미세먼지가 심하게 낀 자금성 앞 모습.
올해 2월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수도권 통합개발 계획인 ‘징진지(京津冀, 베이징ㆍ톈진ㆍ허베이성) 
일체화 계획’의 구상방안을 제시했다. 
즉, 베이징과 톈진의 일부 불필요한 산업과 인구를 허베이로 옮겨 대도시의 환경, 교통, 물가 등의 부담을 줄이려는 것이다. 
올해 정부는 베이징의 기업에 수도 환경 개선 및 수도권 통합에 관련된 행동강령을 제시했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베이징의 규모와 인구를 통제해야 한다. 
특히, 베이징의 물가, 수도세, 전기세, 난방비 및 지하철 등 대중교통 비용을 일제히 인상해 일부 사람을 반강제적으로 
베이징을 떠나도록 해야 한다.
* 베이징시 5환 이내 도심의 크기를 더 늘리지 않으며, 공공시설의 확장을 중단하고, 
불필요한 시설은 ‘부중심’으로 옮겨야 한다.
* ‘부중심’ 구상은 베이징과 허베이의 ‘부중심’을 각각 베이징시 외곽의 통시엔(通縣)과 허베이 외곽의 바오딩(保定)으로 삼고,
티엔진은 그 자체를 ‘부중심’으로 삼는 계획이다.
* 베이징 시내의 농업 추가 허가를 중단하고, 공업을 시 외곽으로 이전시키는 등 산업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5환 이내 도심의 
크기를 늘리지 않는다.
* 물가 인상을 통해 인구를 이전시키고 인구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베이징시는 시내의 부동산 가격을 두 배로 인상할 
계획이다. 현재 베이징 부동산 평균 거래가격은 1평방미터당 2만 위안(약 328만원) 이상으로, 2020년까지 6만위안
(약 984만원)으로 인상시킬 예정이다. 그리고 최저임금을 인상해 일반 기업이 베이징에 머무를 수 없도록 만들 예정이다. 
즉, 수도로서의 주요 기능에 부합하지 않는 기업 혹은 기관을 베이징 밖으로 이전시켜야 한다.

그러나 이 구상은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 아닌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불과하며 정부가 내놓을 최종방안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행정명령을 통한 수도권의 자원 재분배 정책은 베이징의 도시생활 수준을 높여줄 것이다. 
그리고 이는 베이징의 현재 상황이 이렇게까지 비정상적인 수단을 동원해야지 개선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개발도상국은 단기간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 대부분 대도시를 중심으로 경제를 발전시키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도시의 인재와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사실 개발도상국에서 고속발전을 감당할 수 있을 만한 
대도시는 많지 않으며, 수도가 그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집약적인 발전모델로 인해 도시 문제가 발생하며, 
관리 부실로 인해 빈민촌 및 저소득층이 형성되었다. 이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서 혹은 지나치게 높은 도시의 물가를 
감당하지 못해 사회 불안을 야기하는 요소가 되었다.

중국 기업계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이 베이징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중국 정부는 아마 어쩔 수 없이 수도를 옮겨야 
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베이징의 도시발전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최근 베이징에 가 본 사람은 베이징의 환경오염과 생활 수준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역사의 고도(古都)로서의 찬란한 역사가 
빛을 잃게 될 것이라는 점에 모두 동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