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05>푸른 도화선 속, 꽃을 몰아가는 힘이 푸른 도화선 속, 꽃을 몰아가는 힘이 ―딜런 토머스(1914∼1953) 푸른 도화선 속, 꽃을 몰아가는 힘이 푸른 내 나이 몰아간다, 나무뿌리 시들리는 힘이 나의 파괴자다. 하여 말할 수 없구나, 허리 굽은 장미에게 내 청춘도 똑같은 겨울 열병으로 굽어진 것을. 바위틈으로 물 몰아가는 힘이 붉.. 文學,藝術/詩와 文學 2014.11.01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01>강으로 나간 사람 강으로 나간 사람 ―조용미(1962∼) 아무 일 모르고 강가로 가는 사람은 흰 아그배꽃 핀 걸 알게 되고 바람부는네시를모르고강가로가는사람은 바람 많은 다섯 시를 가지게 되고 거북한 속을 달래려 강가로 나가는 사람은, 아무 일 모르는 흰 아그배꽃은 강가 걷는 걸음걸일 알게 되고 바람.. 文學,藝術/詩와 文學 2014.10.26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100>사랑의 동전(銅錢) 한 푼 사랑의 동전(銅錢) 한 푼 ―김현승(1913∼1975) 사랑의 동전 한 푼 위대(偉大)한 나라에 바칠 수는 없어도, 사랑의 동전 한 푼 기쁘게 쓰일 곳은 별로 없어도, 사랑의 동전 한 푼 그대 아름다운 가슴을 꾸밀 수는 없어도, 사랑의 동전 한 푼 바다에 던지는 하나의 돌이 될지라도, 사랑의 동전 .. 文學,藝術/詩와 文學 2014.10.23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99>폐선에 기대어 폐선에 기대어 ―남진우(1960∼) 이른 아침 눈뜨면 머리맡에 배 한 척 밀려와 출렁이고 있네 찢긴돛폭사이말간햇살들바삭거리며부서져내리고있네 그 배 문가에 기대어 놓고 바람이 부는 쪽으로 한없이 걸어가 하루 종일 이 일 저 일에 시달리다 집에 돌아오면 어디론가 가고 없는 배 잠들.. 文學,藝術/詩와 文學 2014.10.21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97>사랑 또는 두 발 사랑 또는 두 발 ―이원 (1968∼) 내 발 속에 당신의 두 발이 감추어져 있다 벼랑처럼 감추어져 있다 달처럼 감추어져 있다 울음처럼 감추어져 있다 어느 날 당신이 찾아왔다 열매 속에서였다 거울 속에서였다 날개를 말리는 나비 속에서였다 공기의 몸 속에서였다 돌멩이 속에서였다 내 .. 文學,藝術/詩와 文學 2014.10.18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96>한마디의 말 한마디의 말 ―고트프리트 벤(1886∼1956) 한마디의 말, 한 편의 글―. 부호로부터 올라오는 삶의 인식, 의미의 돌출, 태양은 뜨고, 대기는 침묵하네. 모든 것들이 그 한마디에 몰리듯 굴러가네. 한마디의 말―. 한 개의 빛남, 한 번의 비상, 한 개의 불, 불꽃 한 번 튕기고, 흐르는 한 번의 별.. 文學,藝術/詩와 文學 2014.10.15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95>꺼진 불 꺼진 불 ―윤성근(1960∼2011) 죽음에 대해서도 농담을 하고 내리는 빗줄기를 타고 쿨하게 가고 싶다. 의연하게 인격을 지키고 통증을 다스리고 칭찬받는 환자이고 싶다. 난처한 물음도 안 던지고 회진이 늦어도 불평하지 않고 초연하고 싶고, 물러나 있고 싶고, 객관적으로 보고 싶다. 누가.. 文學,藝術/詩와 文學 2014.10.12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94>나의 싸움 나의 싸움 ―신현림(1961∼ ) 삶이란 자신을 망치는 것과 싸우는 일이다 망가지지 않기 위해 일을 한다 지상에서 남은 나날을 사랑하기 위해 외로움이 지나쳐 괴로움이 되는 모든 것 마음을 폐가로 만드는 모든 것과 싸운다 슬픔이 지나쳐 독약이 되는 모든 것 가슴을 까맣게 태우는 모든 .. 文學,藝術/詩와 文學 2014.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