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02.28 조의환)
겨울꽃 동백(冬柏)은 짙은 녹색의 풍성한 잎 속에서 새빨간 꽃을 피운다. 완벽한 보색대비(補色對比)다.
늘 푸른 활엽수가 흔한 제주도지만 겨울에 꽃을 피우는 모습이 애절하기도 하다.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
1964년 이미자가 불러 국민가요가 된 '동백 아가씨'의 가사다. 모진 겨울 추위 속에 꽃을 피웠다.
아가씨의 빨간 볼 같다.
동백꽃 지는 모습이 특이한데 다른 꽃처럼 시들시들 마르고 갈색으로 변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멀쩡한 꽃송이가 그냥 툭 떨어진다.
꽃이 떨어진 나무 아래는 마치 선홍색 비단 이부자리를 깔아 놓은 신방(新房)처럼 곱다.
동백기름 발라 가지런히 빗어 쪽 찐 여인네의 뒷모습을 훔쳐보는 듯해 부끄럽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항 인근 해안엔 수령 100년을 넘긴 튼실한 동백 숲이 있다.
이 밖에 여러 곳에서 동백을 만날 수 있다.
사진은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현대미술관 뜰에 떨어진 동백꽃잎 위에 드리워진 나무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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