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플러스]
입력 2016.01.07 15:30
다들 들뜨고 즐거워 보이는 계절에 더 마음이 힘들고 쓸쓸할 때가 있었다. 거리에 캐롤이 울려 퍼지고, 쇼핑센터에 성탄 장식이 걸리면, 다른 사람들은 흥겨운 모임에 가고 선물을 주고받으면서 행복한데, 나는 떳떳하지 못하고 여유롭지도 못하여, 자꾸만 마음이 어두워지려 했다. 왜 역경은 나에게만 오는지, 왜 나는 그리도 힘든 상황을 혼자 이겨내야 하는지, 도망치고 싶으나 도망칠 수도 없고 겪어내야만 하는 상황, 해결 방안이 쉽게 안보이는 문제에 직면해서 혼자 밤을 새울 때에 내쉬던 한숨은 발뒤꿈치부터 올라오는듯 했다. 그래도 꾹 참고 한번 두번 눈물의 산을 넘고 인내의 강을 건너 조금이라도 더 능력을 키우며 최선을 다했더니, 오늘까지 왔다. 그리고 역경이 오면 항상 떠오르는 말.
“주변 환경 탓하지 말고, 최선을 다했는지 돌아봐라.”
초등학교 4학년 봄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가을이 되어 삼촌이 해주신 말씀이다. 지금은 서촌으로 알려진 효자동 어느 분식집에서 어린 조카들에게 만두를 사주신 삼촌은 그 때 대입을 준비하던 재수생이었는데, 엄마 잃은 조카들의 모습이 전과 다름을 느끼셨는지 그렇게 말씀하셨다.
어머니는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세상을 떠나셨다. 훗날, 내가 아빠가 되어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이 되자 나는 한 해 내내 ‘저 어린 것을 두고 어머니는 어떻게 눈을 감으셨을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나 또한 아들처럼 그렇게 어렸으리라.
삼촌은 “엄마가 없다고 해서, 생활이 전과 달라져서, 마음이 편치 않다고 해서 할 일을 안하거나 미루어서는 안됨”을 강조하셨다. 그러나 솔직히 그 말씀을 이해하기에는 나는 너무 어렸다. 교과서에나 나오는 것같은 말씀을 하시는 삼촌도 그 해 누나를 잃은 슬픔을 이기고 있었을 것은 틀림없다. 놀라웁게도, 그 말씀이 마음에 떠오른 것은 내가 어른이 되어서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지 못해 매일 마음 졸이며 동분서주할 때, 내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왜 우리 가족 중에는 힘 좀 써주는 분이 없을까’하고 나도 모르게 원망이 일어났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그럴 때면 삼촌의 말씀이 떠올랐고, 주변 환경을 탓할 수 없었다. 직장 생활하다가 힘겹게 준비하여 어렵사리 떠난 유학 중에 밤을 새워 책을 읽고 숙제를 할 때면, 어김없이 나의 부족한 영어 능력을 한탄해야 했다. 왜 다들 어려서부터 부모들이 영어 공부시켜주고, 유학의 길을 제시했건만, 나의 부모님은 그렇게 안하셨던가. 유학 중에도 일하면서 돈을 벌고 공부해야 했던 나는, 시간이 나면 골프하면서 여유있게 생활하고 공부하던 다른 유학생들을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더 이상 속상해하지 않았던 것은 삼촌의 말씀때문이었다. 누구 탓도 하지 않고 공부에 집중했다.
아는 이 없고 벌판같던 미국 땅에서 응급차에 실려가 수술을 받고 깨어나 전과 다르게 변해버린 상황을 만났을 때에도, 직장을 그만두고 홀로 교육컨설팅 사업을 시작하고는 얼마 동안 일이 없어 초조해 할 때에도 나는 항상 삼촌의 말씀을 떠올렸다. 정말 나는 최선을 다했던가?
그 말씀을 들은지 40년이 흘렀다. 삼촌은 전문 경영인으로서 인정받아 한 대기업을 이끌고 계시다. 오래 전 내게 해주셨던 말씀처럼, 삼촌께서도 그 자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셨을 것은 틀림이 없다. 그리고 나는 미국에서의 경험을 살려 교육 컨설팅을 하면서, 만나는 학생들마다 같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여러가지 이유로 지금은 힘들고 아쉬워도, 절대 환경을 탓하거나, 타인을 원망하지 마라. 너는 진실로 최선을 다하고 있니?"
“주변 환경 탓하지 말고, 최선을 다했는지 돌아봐라.”
초등학교 4학년 봄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가을이 되어 삼촌이 해주신 말씀이다. 지금은 서촌으로 알려진 효자동 어느 분식집에서 어린 조카들에게 만두를 사주신 삼촌은 그 때 대입을 준비하던 재수생이었는데, 엄마 잃은 조카들의 모습이 전과 다름을 느끼셨는지 그렇게 말씀하셨다.
어머니는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세상을 떠나셨다. 훗날, 내가 아빠가 되어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이 되자 나는 한 해 내내 ‘저 어린 것을 두고 어머니는 어떻게 눈을 감으셨을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나 또한 아들처럼 그렇게 어렸으리라.
삼촌은 “엄마가 없다고 해서, 생활이 전과 달라져서, 마음이 편치 않다고 해서 할 일을 안하거나 미루어서는 안됨”을 강조하셨다. 그러나 솔직히 그 말씀을 이해하기에는 나는 너무 어렸다. 교과서에나 나오는 것같은 말씀을 하시는 삼촌도 그 해 누나를 잃은 슬픔을 이기고 있었을 것은 틀림없다. 놀라웁게도, 그 말씀이 마음에 떠오른 것은 내가 어른이 되어서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지 못해 매일 마음 졸이며 동분서주할 때, 내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왜 우리 가족 중에는 힘 좀 써주는 분이 없을까’하고 나도 모르게 원망이 일어났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그럴 때면 삼촌의 말씀이 떠올랐고, 주변 환경을 탓할 수 없었다. 직장 생활하다가 힘겹게 준비하여 어렵사리 떠난 유학 중에 밤을 새워 책을 읽고 숙제를 할 때면, 어김없이 나의 부족한 영어 능력을 한탄해야 했다. 왜 다들 어려서부터 부모들이 영어 공부시켜주고, 유학의 길을 제시했건만, 나의 부모님은 그렇게 안하셨던가. 유학 중에도 일하면서 돈을 벌고 공부해야 했던 나는, 시간이 나면 골프하면서 여유있게 생활하고 공부하던 다른 유학생들을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더 이상 속상해하지 않았던 것은 삼촌의 말씀때문이었다. 누구 탓도 하지 않고 공부에 집중했다.
아는 이 없고 벌판같던 미국 땅에서 응급차에 실려가 수술을 받고 깨어나 전과 다르게 변해버린 상황을 만났을 때에도, 직장을 그만두고 홀로 교육컨설팅 사업을 시작하고는 얼마 동안 일이 없어 초조해 할 때에도 나는 항상 삼촌의 말씀을 떠올렸다. 정말 나는 최선을 다했던가?
그 말씀을 들은지 40년이 흘렀다. 삼촌은 전문 경영인으로서 인정받아 한 대기업을 이끌고 계시다. 오래 전 내게 해주셨던 말씀처럼, 삼촌께서도 그 자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셨을 것은 틀림이 없다. 그리고 나는 미국에서의 경험을 살려 교육 컨설팅을 하면서, 만나는 학생들마다 같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여러가지 이유로 지금은 힘들고 아쉬워도, 절대 환경을 탓하거나, 타인을 원망하지 마라. 너는 진실로 최선을 다하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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