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6.01.12 유용원 논설위원·군사전문기자)
1961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상공에서 24시간 비상 대기하던 B-52 폭격기가 연료가 새 추락했다.
승무원 여덟 명 중 다섯이 탈출했지만 셋은 숨졌다. B-52는 2.5메가톤 수소폭탄 두 기(基)를 싣고 있었다.
TNT 250만t에 해당하는 위력이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파괴력의 100배가 넘는다.
한 기는 낙하산이 펴져 조금 부서졌지만 한 기는 음속보다 빠르게 땅에 부딪혀 산산조각 났다.
▶천만다행 핵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안전장치 여섯 개 중 다섯 개가 부서져 있었다. 마지막 하나가 대재앙을 막았다.
▶천만다행 핵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안전장치 여섯 개 중 다섯 개가 부서져 있었다. 마지막 하나가 대재앙을 막았다.
1966년엔 스페인 상공에서 B-52가 공중급유기와 충돌해 추락했다.
핵탄두 셋 중 바다에 떨어진 하나는 미군이 겨우 찾아냈다.
그러나 땅 위에 떨어진 두 개는 일대를 방사능으로 오염시켰다.
냉전시대 B-52는 소련에 핵 보복을 할 전략 무기 3대 축(軸)의 하나였다.
그래서 핵무기를 싣고 다니다 벌어진 사고들이었다.
▶B-52는 1952년 첫 비행을 해 환갑을 넘겼다. 출동할 때면 '노인 학대'라는 우스개까지 나온다.
초음속 B-70, B-1, B-2 스텔스가 도전장을 내밀었어도 주력 전략 폭격기로서 위상은 흔들리지 않았다.
고장 적고 언제든 출동할 수 있는 데다 끊임없이 개량한 덕분이다.
B-52는 베트남전은 물론 걸프전·이라크전에서 활약했다. 걸프전만 해도 80여대가 폭탄 2만5000t을 떨어뜨렸다.
다국적군 전체 폭격량의 40%를 감당했다.
▶어제 신문들은 B-52가 우리 공군 F-15K 호위를 받으며 태백산 상공을 나는 사진을 일제히 1면에 실었다.
▶어제 신문들은 B-52가 우리 공군 F-15K 호위를 받으며 태백산 상공을 나는 사진을 일제히 1면에 실었다.
B-52는 무력시위로 북한을 압박하고 괌 기지로 돌아갔다. B-52는 한반도 위기 때마다 출동했다.
1976년 판문점 도끼 만행에 미루나무를 베어 대응할 때 세 대가 출격해 시위했다.
북한군은 추가 도발을 못 했고 매우 드물게 김일성이 사과했다. B-52 덕이었다.
▶B-52는 2500㎞ 떨어진 목표물을 족집게처럼 공격하는 크루즈미사일, 지하 100m 벙커도 부수는 벙커버스터를 실어나른다. 무시무시한 위력 때문에 김일성·김정일에게는 두려운 존재였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김정은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미 공군은 B-52를 2045년쯤까지 띄울 계획이라고 한다.
아흔 살 넘도록 미국의 핵심 전략 자산 역할을 하게 되지만 김정은을 겁주는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미국이 어떤 무력시위를 해도 북의 막무가내 핵개발을 막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B-52가 다녀갈 때면 허망하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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