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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여성들은 바람둥이 남편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바람아님 2016. 8. 18. 23:34

뉴스1 2016-08-18 15:51:00




조선시대의 여성들은 바람둥이 남편과 결혼했을 때 어떻게 대처했을까. 현대 여성들이야 남편의 바람기에 속만 끓이고 있지는 않았을 터. 하지만 '죽어서도 시댁 귀신이 되어야만 했던' 조선시대 여성들의 사정은 지금과는 달랐다.

'설씨이대록'(薛氏二代錄)은 바로 조선시대 여성들이 곁에 두고 읽으며 때로는 위로를, 때로는 지혜를 구했을 법한 고전 소설이다. 재주는 뛰어나지만 방탕하며 미색을 탐하는 설기수와 재색을 겸비한 데다 군자의 풍모를 지닌 소숙희라는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이 결혼하여 겪게 되는 부부갈등을 그리고 있다.

'설씨이대록'이라는 제목은 아버지 설풍교와 아들 설기수의 2대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소설 주인공 설기수는 애교가 없는 소숙희를 멀리하며 '5처 10첩'을 더 들인다. 소숙희는 다른 처첩들의 투기로 인해 여러 번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때마다 소숙희는 부덕(婦德)으로 인내했고, 마침내 처첩들의 죄상이 밝혀지며 누명을 벗는다.

회개하는 남편 설기수에게 소숙희는 집안의 법도를 바로 세울 '십법'(十法)을 시행할 것을 주장한다. 이를 통해 설씨 가문은 화목을 되찾고 설기수는 조정에서 제일가는 신하가 되었으며 소숙희는 덕행 있는 여성으로 칭송받는다는 내용이다.

'설씨이대록'은 그동안 작품의 전질(全帙)이 전하지 않아 활발하게 연구되지 못했다. 그러나 가정 내에서 여성의 능동적인 활약을 보여주는 이 고전 소설은 조선 시대 여성들의 소망과 욕구를 반영하는 귀중한 한글자료이다.

특히 국립한글박물관이 소장한 '설씨이대록'(구 박순호 소장본)은 현전하는 10종의 이본(異本, 기본적인 내용은 같으나 부분적으로 차이가 있는 책) 가운데 작품의 전체 줄거리를 비교적 온전히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글박물관은 이에 오는 26일 필사본 고전소설 '설씨이대록'을 읽어보는 소장자료 강독회를 연다. 고전문학이 드러내는 여성 의식에 주목해 온 이지영 안동대 교수가 발표를 맡아 '설씨이대록'이 반영하는 당대 여성들의 속마음을 풀어낸다.

이어 한글 서체의 조형미를 연구해 온 박정숙 경인교대 교수가 토론자로 나서 '설씨이대록' 서체의 아름다움을 살핀다. 이번 강독회 참가비는 무료다. 참가를 원하는 이메일(hangeul@korea.kr) 또는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문의 한글박물관 연구교육과 (02)2124-6423.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