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7.02.11 김경민 서울대 교수)
현대인은 콘크리트에 파묻혀 산다.
부동산과 도시계획으로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에게 물었다.
콘크리트 도시에서 숨통을 틔우고 살아가는 방법은 없냐고.
김 교수는 일제강점기, 북촌 일대에 근대 한옥 지구를 만들어 조선인 거주 지역을 확보한
'조선 최초의 디벨로퍼(부동산 업자)' 정세권 의 삶을 다룬 '건축왕, 경성을 만들다'(이마 刊)를 펴낸 학자.
김 교수가 도시의 새로운 삶을 제안하는 책 5권을 추천했다.
건축왕, 경성을 만들다 : 20세기 경성을 뒤바꾼 디벨로퍼 정세권의 시대
김경민/ 이마/ 2017/ 911.06-ㄱ653ㄱ/ [마포]문헌정보실
북촌 한옥지구 만든 '건축왕'을 아시나요 (조선일보 2017.02.03 이선민 선임기자) |
[사업가·민족운동가 정세권 삶 추적… '건축왕, 경성을 만들다' 출간] 일제강점기 주택난 시달린 경성… 한옥지구 만들어 조선인에 공급 조선어학회·물산장려회 후원 등 전 재산 민족운동에 쏟아부어 "사람 수가 힘이다. 일본인들이 종로에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1936년 무렵의 정세권. 그는 평생 한복을 고집했다. 오른쪽은 정세권이 세운 건양사가 1929년 3월 조선일보사와 함께 주최한 개량 한옥 설계 도안 현상 모집 공고. 1920~30년대 경성(서울)에서 벌어졌던 조선인과 일본인의 '주거 전쟁'에서 조선인 쪽의 선봉대장이었던 기농(基農) 정세권(鄭世權·1888~1965)의 활동을 담은 '건축왕, 경성을 만들다'(이마)가 출간됐다. 2012년부터 정세권의 삶을 추적해온 김경민(45)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북촌을 비롯한 서울 곳곳에 집단 한옥지구를 만들어 분양해 '집장사'로 알려졌던 그의 건축 사업과 민족운동을 도시계획과 역사적 관점에서 정리했다. 1920년 25만명이던 경성 인구는 1930년 39만명, 1935년 44만명으로 급증했다. 일자리와 교육을 위해 경성으로 올라오는 조선인도 많았지만 경제적 부를 좇아 현해탄을 건너오는 일본인도 늘어갔다. 주택난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충무로와 남대문로 등 경성 남쪽에 살던 일본인이 청계천을 넘어 북쪽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선총독부·경성부·경성제국대학 등 식민 통치 핵심 기관이 도심에 자리 잡고 부근에 직원 숙소가 세워지면서 일본인의 공세가 본격화됐다. 1920년 9월 경남 고성에서 경성으로 올라와 부동산 개발회사 건양사를 설립한 정세권은 '조선인의 경성이냐, 일본인의 게이조냐' 고비에 놓인 시기에 도심 땅을 사들여 조선인을 위한 소형 한옥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삼청동·가회동에서 시작된 집단 한옥지구는 봉익동·익선동 등 인근 지역을 거쳐 혜화동·서대문·성북동으로 뻗어갔고 왕십리·행당동 등 교외까지 이르렀다. 그는 한 해 한옥 300채를 공급하며 '건축왕'으로 불렸다. 일제 당국의 관급 공사를 맡지 못하는 등 불리한 여건에서도 한옥의 개량·표준화·규격화, 할부 판매, 주택 임대, 협동조합식 운영 등 당시로서는 획기적 인 사업 방식을 도입했고 경성의 도시 개발 방향을 내다봐 땅을 미리 확보하는 혜안을 지녔다. 김경민 교수는 "건양사의 경성 개발은 시대를 앞서간 뉴타운 건설이었다"고 평가했다. 정세권은 재산을 민족운동에 쏟아부었다. 그는 1928년 침체에 빠져 있던 조선물산장려회에 막대한 재정적 도움을 주었다. 회관을 건립하고 조직 운영비를 댔으며 물산장려운동을 전담하는 장산사를 설립했다. 이를 지켜본 한용운은 "백난중(百難中) 분투하는 정세권씨에게 감사하라"고 했다. 그는 또 조선어사전 편찬을 추진하던 조선어학회도 회관을 지어주는 등 적극 후원했다. 이 때문에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이 발발하자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재산의 상당 부분을 강탈당했다. 정세권의 민족운동은 조선일보 사장 안재홍, 국어학자 이극로 등 민족운동가와의 강한 동지적 유대 속에서 전개됐다. 김경민 교수는 "이들의 관계는 신흥 자본가와 언론, 학계가 함께한 민족운동 전선이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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