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7.01.13 권경주 한우리독서토론논술 객원연구원)
'15소년 표류기'
▲ /비룡소
여행은 낯선 곳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으로 우리를 들뜨게 합니다.
쥘 베른의 소설 '15소년 표류기'도 방학을 맞아 여행을 떠나게 되어 기분이 들뜬
소년들의 등장으로 시작해요.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있는 체어먼 기숙학교에 다니는
열네 명의 소년은 여름방학을 맞아 '슬루기'호를 타고 뉴질랜드 해안을 한 바퀴 도는
여행을 하기로 해요. 여행에 참가한 학생들의 나이는 여덟 살부터 열네 살까지
다양하지요.
그런데 출항을 앞둔 전날 밤 장난꾸러기 자크가 부두에 매어 놓은 슬루기호의 닻줄을
푸는 바람에 어른이 한 명도 타지 않은 채 배가 바다 한가운데로 나아가게 됩니다.
견습 선원인 모코가 잠에서 깼을 때 슬루기호는 이미 넘실거리는 파도 위에 흔들리고
있었어요. 그후 2주 동안 슬루기호는 폭풍우에 휘말려 거친 바다를 떠다니다
가까스로 무인도에 도착해요.
다행히 배 안에는 먹을 것과 옷, 무기 등 무인도에서 꼭 필요한 물건들이 남아
있었어요. 책과 종이도 있었고요. 열다섯 명의 소년은 무사히 구조될 때까지
무인도에서 살아나갈 방법을 고민합니다.
섬을 탐사해 발견한 동굴을 보금자리로 삼고, 투표를 통해 무리를 이끌 지도자로
고든을 뽑았어요. 언제 바닥날지 모르는 저장 식량을 아끼기 위해 사냥과 낚시로
먹을 것을 구합니다. 아침저녁으로 두 시간씩 큰 방에 모여 공부도 하고요.
벡스터라는 소년은 매일 무인도에서의 생활을 종이에 기록하였지요.
그러던 어느 날 소년들에게 위기가 찾아옵니다.
두 번째 지도자로 브리앙이 선출되자 이에 불만을 품은 도니판이 따로 살겠다며
몇몇 아이를 데리고 동굴을 떠나버린 것이죠. 폭풍우에 떠밀려 소년들이 있는
무인도에 표류한 악당 윌스턴과 그 일행들이 소년들이 가진 탄약과 무기,
식량을 빼앗으려 위협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소년들은 다시 힘을 합쳐 윌스턴 일당을 물리친 뒤
윌스턴이 타고 온 배를 손질해 2년 만에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어른도 견디기 어려운 2년간의 무인도 생활을 열다섯 명의 소년이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서로를 믿고 협력했기 때문이에요.
각자 할 일을 분담하고 규칙을 세워 지켰고, 악당의 위협에 똘똘 뭉쳐 단합된 힘을 보여주었지요.
소년들의 표류기는 사람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는 걸 잘 보여줍니다.
무인도가 아니라도 우리는 항상 주위 사람들과 도움을 주고받고 협력하기에 안정되고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는 거예요.
위기라고 생각될수록 곁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려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걸 잊지 않도록 해요.
신문은 선생님 [이 주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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