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바리스타 수업을 듣고 있는 아내가 전해준 얘기도 생생했다. 커피 핸드 드립 분야의 일본 최고수가 최근 한국인 수제자에게 건넸다는 말이 압권이다. “전쟁이 나면 어떻게든 (일본에서 가까운) 부산까지만 무사히 와 다오. 배를 띄우든 비행기를 띄우든 꼭 구하러 갈 테니….”
늘 태연한 우리가 이상한 건가, 아니면 늘 오버하는 일본이 이상한 건가.
일본의 호들갑을 정당화할 생각은 없지만 실제로 한반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만큼 중요한 건 주변 강국들의 움직임이다. 그들이 한반도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개입하려 하는지, 열강들의 이권·영토 다툼에 우리 스스로의 운명을 좌지우지 당했던 구한말의 비극도 있지 않은가.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한반도 위기 경보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며 ‘2020년까지 개헌, 자위대 합헌화’ 야심을 합리화한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은 연일 한반도를 들었다 놓았다 한다.
미국과 일본의 반대쪽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란 희대의 스트롱맨 두 사람이 버티고 있다.
주변 4강이 발톱을 세우고 으르렁거리며 링 주변을 에워싼 형국이지만 정작 우리 링 안에서 이런 대화가 오가고 있다.
▶홍=“대통령 되면 보수를 불태우겠다고 했다. 나는 화형 당하겠다.”
▶문=“촛불이 커져 횃불이 되고, 횃불이 보수정권의 적폐를 청산한다는 얘기였다.”
▶홍=“이해찬이 ‘집권하면 보수 궤멸한다’ 했는데 나는 문드러지겠네.”
▶문=“국정농단 세력에 (정권을) 맡길 수 없다는 의미다.”
▶안=“문 후보를 도왔던 전직 당 대표들은 다 당에서 나왔다. 계파 패권주의 아닌가.”
▶문=“당을 쪼갠 분이 안 후보다.”
▶안=“쪼갠 분은 문 후보라고 생각한다.”
‘기승전-이명박근혜 정권책임론, 적폐청산’으로 편가르는 1위 후보, 입만 스트롱한 보수 후보, 갈팡질팡하는 중도후보는 한반도 위기론 속에서 매번 이런 식의 대화를 나눴다.
서승욱 정치부 부데스크
'時事論壇 > 時流談論'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한읽기] 美中의 목적은 북 비핵화, 우리는 통일까지 준비해야 (0) | 2017.05.08 |
---|---|
[서소문 포럼] 트럼프가 미국의 가치 외교를 접는다는데 .. (0) | 2017.05.07 |
김진명, 보수에 간절한 호소.."이대론 한국 수명 7년" (0) | 2017.05.05 |
[윤평중 칼럼] 꼴찌에게 보내는 獻詞 (0) | 2017.05.05 |
[태원준 칼럼] 이탈리안 저커버그 (0) | 2017.05.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