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에 비유하면 해군 장성이 태평양군 사령관을 맡아 휘하의 육해공 병력을 지휘하는 격이다. 시 주석의 군 개혁이 아니었다면 상상도 못 할 인사였다.
가장 큰 이유는 인민해방군의 오랜 체질과 낡은 제도 때문이었다. 2015년 12월의 편제개혁 단행 때까지 인민해방군에는 육군 사령관이란 직책이 따로 없었다. ‘인민해방군=육군’이었고 해ㆍ공군은 육군과 평등한 군종이 아니라 부속 개념의 특수 병종에 지나지 않았다.
중국을 지역별로 나눈 7대 군구에 해ㆍ공군도 형식적으로 편입돼 있었지만 군구사령관은 평시엔 해ㆍ공군 부대에 대한 지휘권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현대전에 필수적인 합동작전을 위한 훈련이나 작전개발은 뒷전이었다.
이를 깨고 시 주석은 연합참모부를 창설했다. 지난해 4월에는 직접 각반까지 찬 위장복 차림으로 연합참모지휘센터에 나타나기도 했다.
7대군구는 5대전구로 재편됐고 전구 사령관에는 그 전에 없던 합동작전지휘권이 주어졌다. 그리하여 해군 출신이 육군을 지휘하는 게 제도적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이는 수십년간 계속돼온 옛 소련군식 편제 대신 미국식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시 주석과 친분이 두터운 류야저우(劉亞洲) 상장은 “경쟁상대인 미국의 장점을 흡수하기 위해서”라고 제도 개편 목적을 밝혔다.
제도 개혁, 체질개선과 함께 힘을 쏟는 부분은 장비 현대화다. 올 4월 자국산 최초의 항공모함 진수를 포함해 올 상반기에만 중ㆍ대형 함정 10척을 건조했다. 서방국가의 베이징 주재 무관은 “마치 공장에서 벽돌 찍어내듯 군함을 건조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가 5년∼10년 계속된다 생각하면 섬뜩해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