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橫設竪設

靑이 "文대통령 외교 칭찬" 호들갑 떤 美 칼럼… 알고보니 풍자글

바람아님 2017. 12. 31. 09:46

조선일보 : 2017.12.30 03:02

외교·안보 전문지 디플로맷
美·中 사이에 낀 한국 처지 은근슬쩍 비꼬는 글 썼는데
靑 "우리에게 바친 헌사" 오역

청와대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미(美) 외교·안보 전문지 '디플로맷'으로부터 '올해의 균형자'(The balancing act award)로 선정됐다고 홍보한 것이 '오역(誤譯) 논란'에 휩싸였다. 청와대가 "문 대통령 균형 외교가 미국 외신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지만, 실제론 풍자성 칼럼에 실린 내용을 잘못 번역했다는 것이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지난 27일 청와대 공식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미국이 한·미 FTA 개정을 요구하고 중국의 사드 관련 경제적 압박이 있는 상황에서도 평화를 강조하고 FTA 개정 요구에 현명하게 대처하며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해 '올해의 균형자'란 표현을 선사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며 "문 대통령 한 사람에게만 주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바치는 헌사"라고 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인용한 디플로맷 칼럼은 아시아 각국 지도자 10명의 한 해 국정 운영을 풍자하는 내용이다. 디플로맷은 문 대통령에 대해 "중국이 한국의 사드 배치를 빌미로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고, 미국으로부터는 '끔찍한(horrible)' 한미 무역협상(FTA) 재협상도 동시에 요청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함께하는 친구들이 이렇다면, 적들이 왜 필요한가"라고 했다. 미국 같은 우방국과의 관계도 적만큼이나 나빠졌다는 뜻으로, 미·중 간 균형 외교를 강조해왔던 문 대통령 처지를 비꼰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 칼럼에서 디플로맷은 소수민족 학살을 방관했다는 비난을 받는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자문역을 '지킬 앤드 하이드 상(賞)'(The Dr. Jekyll and Mr. Hyde prize·이중적 성격을 가진 인물) 수상자로 선정했다. 마약·술 사범에 대한 무차별 수사를 벌이고 있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에게는 '일단 쏜 뒤 보고하라 상'(The shoot first, ask questions later prize)을 줬다.


또 다른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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