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8.07.24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방은 12층 교도소의 맨 위층인데 천장이 옥상 바닥이어서 시멘트가 흡수한
열로 밤에 한숨도 잘 수 없는 곳이라고 한다. 더욱이 옥상에 태양광 집열판이 깔려 있어서 종일 흡수하는
열과 집열(集熱) 모터의 소음에 시달린다고 한다.
흉악범도 가둬서는 안 되는 이런 감방은 민주국가에서는 폐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24년 형기에 8년이 더해진 박근혜 전 대통령 근황은 못 들었지만 지난겨울을 북극 같은 냉방에서 보내고 올여름은
가마솥 속에서 보내고 있지 않을까? 한 달 전쯤 여섯 번째로 병원에 실려 갔다는 말을 풍문에 들었는데….
유튜버 변희재씨는 재작년 말, JTBC가 '입수'했다는 태블릿PC가 최순실씨 것인지 아닌지를 밝힐 결정적 방안을 제안했다.
카톡에 최순실씨가 보낸 메시지가 화면 왼쪽에 올라와 있는지 아니면 오른쪽에 올라와 있는지를 보고,
태블릿PC의 지난 수년 소재지를 GPS로 추적해서 최순실씨의 행선지와 일치하는지 대조해보라는,
쉽고도 100% 확실한 방법을 제안했다. 그런데 검·경은 가장 중요한 소유주 규명은 하지 않고 규명 방법을
제시한 사람을 구속하니, 새벽을 알린다고 닭 모가지를 비트는 격이다.
'드루킹' 특검은 핵심 사안은 남겨놓고 오히려 변두리만 뒤지고 있으니 혹시 김경수나 송인배는 건드리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대용 제물로 삼으라는 암시를 받은 것이 아닐까?
한편 기무사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이 기각되었을 때 기각에 반발하는 세력의 국가 전복 시도에 대비하는 계획을 세웠다 해서
반역죄로 몰릴 처지가 된 듯하다. 북한의 내란 책동 가능성도 있으니 대비를 안 하면 오히려 그게 반역 아닌가?
탄핵이 인용되어도 정권을 사수하려는 계획이 아니지 않은가.
반대로, 북한산 석탄을 실은 선박들이 몇 달 사이에 수십 번 우리 항구를 드나들며 세탄(洗炭)을 하고 있다는데
정부는 제재할 능력이 없는 걸까, 의사가 없는 걸까?
고(故) 이병주 작가의 자전적 중편 '예낭풍물지'의 주인공은 어느 날 영문 모르게 체포되어 10년형을 살다가
병으로 출소한 후, 도대체 자기가 어떤 법을 어긴 것인가를 연구하다가 깨달음에 이른다.
범죄란 권력자가 그것이 죄라고 하는 것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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