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고전·고미술

<타계 3년만에 햇빛 본 故오주석의 글>

바람아님 2013. 12. 9. 20:58

(출처-연합뉴스 기사입력 2008-04-15)

 

유고집 '그림속에 노닐다' 


유고집 '그림속에 노닐다' 발간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미술 사학자인 고(故) 오주석(1956-2005)의 유고집이 '그림속에 노닐다'(솔 펴냄)라는 이름으로 타계 3년만에 발간됐다.

그가 생전에 내려고 했던 첫 수필집을 그의 지인들로 구성된 유고간행위원회가 편집, 출간한 것이다.

위원회에는 평소 친하게 지낸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강관식 한성대 교수, 김재열 경기도박물관장, 임우기 솔 대표 등 9명이 참여했다.

강우방 원장은 간행사를 통해 "(고인이) 생전에 이 독화(讀畵) 수필을 내고 싶어했다고 들었다. 그 심정을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안다. 그는 필경 논문보다도 이러한 수필에 더 애정이 갔을 것이다"고 소개했다.

편집은 고인이 투병 중에 밝힌 구상을 토대로 했다.

책은 1, 2부에서 옛 그림 읽기의 어려움과 매력에 대한 그의 유고를 담고 있다.

예를 들면 그는 교과서에 실려있는 '전(傳) 이재(李縡.1680-1746) 초상'과 '이채(李采) 초상'의 주인공이 같은 인물이라는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의대 교수 등의 자문을 받은 얘기를 소개하면서 "바로 보기의 어려움. 그것은 시력, 관찰력, 그리고 과학적 증명의 문제만은 아니다. 보는 사람의 생각, 마음, 영혼의 과제인 것이다"고 경건한 마음을 글로 표현했다.

또 김홍도의 '마상청앵도'에 대한 해설을 쓰다가 이 그림을 본지 20여년만에 화제(畵題.그림에 쓴 글)의 조형적인 배치를 깨닫게 된 자신의 경험을 전하기도 했다.

3부는 우리 문화에 대한 글, 4부는 정조대왕 서거 200주년때 발표한 패널 원고, 5부는 단상들을 적은 글로 꾸며졌으며 책 뒷부분은 강 원장 등 5명의 추모글이 실렸다.

오주석은 서울대 동양사학과와 고고미술사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코리아헤럴드 기자, 호암미술관ㆍ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원을 거쳐 중앙대학교 겸임교수, 연세대 영상대학원 겸임교수 등으로 재직하면서 옛그림에 대한 탁월한 식견과 정결한 글솜씨로 '옛그림 읽기의 즐거움', '단원 김홍도',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등 예술서로는 보기 드문 베스트셀러들을 남겼다.


365쪽. 2만5천원



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
[독서신문] 우리 그림 특유의 은근한 멋과 깊은 맛을 찰진 언어와 정제된 분량으로 담은 27편의 글을 엮은 책으로 전통 회화를 신선하게 활용하여 기존의 고미술책이 갖는 특유의 고루하거나 진부한 느낌을 탈피해 보여준다, 또한 각각의 꼭지에 설명을 넣어 어디서부터 읽더라도 괜찮을 수준의 독립성을 부여한 구성이 돋보인다.

이 책에 소개된 작품 27

신윤복의 <월하정인도>, <미인도>

김득신의 <야묘도추도>

김수철의 <하경산수도>

이정의 <풍죽도>

김홍도의 <황묘농접도>, <씨름>, <해탐노화도>, <송하맹호도>, <소림명월도>, <마상청앵도>

강세황의 <자화상>, <영통동구도>

김정희의 <세한도>

장승업의 <호취도>

정선의 <금강내산도>, <금강전도>, <통천문암도>, <만폭동도>

강희안의 <고사관수도>

변상벽의 <모계영자도>

김명국의 <답설심매도>, <달마도>

이인문의 <송계한담도>

이재관의 <오수초족도>

작자미상의 <이재초상>, <일월오봉병>

역시 그는 김홍도를 사랑했고 김홍도를 무척이나 닮았다


■ 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
오주석 지음 | 월간미술 펴냄 | 192쪽 | 12,000원



김홍도 송하맹호도(松下猛虎圖)


김홍도 송하맹호도(松下猛虎圖) - 부분


김홍도 선인송하취생도(仙人松下吹笙圖)


김홍도 선인송하취생도(仙人松下吹笙圖)-부분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 책소개

미술사학자 오주석이 들려주는 우리 미술의 아름다움 <한국의 미 특강>. 저자가 한국 미술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전국을 돌며 펼쳤던 강연 내용을 책으로 정리한 것이다. 수많은 도판 자료와 우리 옛 사상, 정치, 경제, 사회, 자연, 문화 등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토대로 우리 전통문화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과 사고의 틀을 친절하고 깊이 있는 설명 속에 제시하고 있다.




오주석 소개


서울대 동양사학과, 동 대학원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더 코리아헤럴드 문화부 기자, 호암미술관 및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원을 거쳐 중앙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하였다. 간송미술관 연구 위원 및 연세대학교 영상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했다. 단원 김홍도와 조선시대의 그림을 가장 잘 이해한 21세기의 미술사학자라 평가받은 그는 우리 미술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에서 강연을 펼쳤으며, 한국 전통미술의 대중화에 앞장선 사람이다. 2005년 2월 49세의 나이에 혈액암과 백혈병을 얻어 스스로 곡기를 끊음으로써 생을 마쳤다. 


그는 그림을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읽고 그 속의 작가와 대화를 하도록 가르쳐준다. 그림 속에서 무심히 지나칠 선 하나, 점 하나의 의미를 일깨우며 그림의 진정한 참맛을 알게 한다. 그러기에 독자들의 반응이 뜨거워졌고 이에 따라 98년에 <단원 김홍도>로 시작된 그의 저술은 계속 이어지면서 옛 그림에 대한 일반인들의 사랑을 불러 일으켰다. 학계에서는 그에 대해 "엄정한 감식안과 작가에 대한 전기(傳記)적 고증으로 회화사의 저변을 넓히는 데 힘써 왔다"고 평가한다. 1995년 김홍도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단원 김홍도 특별전'을 기획해 주목받았으며, 저서로는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1』『단원 김홍도』『우리 문화의 황금기 진경시대』및 유작『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이 있다.

오주석은 “우리 옛그림 안에는 우리가 지금 이 땅에 사는 이유, 그리고 우리인 까닭이 들어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내가 사랑하는 우리그림 하나 대기가 힘들다”고 하면서 전국을 돌며 우리 미술의 아름다움에 대해 강연을 해왔다. 그는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知之者 不如好之者 好知者 不如樂之者)"는 옛말을 인용하며, "감상은 영혼의 떨림으로 느끼는 행위인 만큼 마음 비우기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의 대표작 『단원 김홍도』에서는 김홍도의 전모를 크게 세 층위에서 당대의 화가 가운데서도 여러 방면의 그림을 가장 잘 그리고, 게다가 글씨까지 잘 쓴 서화가의 면모, 시를 잘 짓고 악기를 잘 다룬 풍류인의 면모, 그리고 사람 됨됨이가 호쾌하면서 일방 섬세한 선인의 면모를 보여준다. 고 문일평 선생은 그를 일러 '그림 신선'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는데 그것은 일차적으로는 그 예술의 드높고 아득한 깊이를 말한 것이지만, 나아가...(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