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의 한 대장간에서 만든 호미가 아마존 원예용품 ‘톱10’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정원 가꾸는 방법을 소개하는 유튜브에 등장하면서 뜨기 시작했다. “삽만 봤지 ‘ㄱ’ 자로 꺾어진 원예 기구는 처음” “손목에 힘을 많이 주지 않아도 된다” 등 칭찬 일색이다. 국내에선 호미 한 자루에 5000원이지만 해외에선 최고 20달러(2만2600원)에 팔린다. 올 들어 3개월간 1000개 넘게 수출했다. 60대 대장장이는 후계자가 없어 고민했는데 최근 해외동포 청년이 기술을 배우러 오겠다고 했단다.
“너무나 따뜻하고 부드러워 헤어나오기 힘들다.” 아마존에 올라온 한국산 담요에 대한 평가다. 우리네 할머니들이 덮고 지내던 시골 담요다. 호랑이, 장미 같은 촌스러운 무늬가 새겨진 이 담요가 해외 쇼핑몰에선 연일 품절 사태다. 우리로서는 선뜻 이해하기 어렵지만 해외 이용자들은 “태어나서 이렇게 편안한 건 처음이다” “바느질이 튼튼해 10년은 거뜬하겠다”며 좋아한다. 우리에겐 구시대적으로 보여도 실용성이 뛰어난 모양이다.
해외 인터넷 쇼핑몰에서 의외의 한국산 물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한 K팝이 큰 인기를 끌고, 유튜브와 넷플릭스에서 한국 고유의 콘텐츠가 퍼져 나간 영향이 크다. 육아용 포대기, 이태리타월, 뚝배기, 손톱깎기, 커피믹스 등은 아마존에서 높은 평점을 받고 있다. 대부분 사용하기 쉽고 실용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물건을 잘 골라 인터넷 유통에 제대로 연결하면 대박을 낼 수 있는 시대다.
채희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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