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사설] 금융위기 때로 돌아간 '역성장', 소주성의 참담한 실상

바람아님 2019. 6. 6. 18:59
세계일보 2019.06.05. 00:59
경제성장률과 소득증가율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뒷걸음질쳤다. 한국은행의 ‘1분기 국민소득(잠정)’ 집계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0.4% 감소했다. 1분기 성장률은 4월에 발표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낮다. 2008년 4분기 -3.2%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명목 국민총소득(GNI) 증가율도 -1.4%로 역시 10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곤두박질했다. 소득을 늘려 성장을 이루겠다는 소득주도성장 기치와는 달리 경제성장과 국민소득이 동시에 추락한 것이다.
        

참담한 실상은 통계 수치에 속속들이 드러난다. 설비투자·건설투자·수출 어느 것 하나 희망적인 지표는 없다. 설비투자는 9.1%, 수출은 3.2% 줄었다. 제조업은 -3.3%, 건설업은 -1.0%로 역성장했다. 투자·생산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소비가 늘어날 턱이 없다. 통계청의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0.7%에 그쳤다. 지난 1월 이후 5개월째 0%대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내수마저 꽁꽁 얼어붙어 경제활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수치다. 실업률과 청년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은 이런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각종 생필품과 음식값이 크게 올라 서민 가계의 주름살만 깊이 파일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런 것을 성공이라고 하는가. 우리 경제만 ‘날개 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경제 규모가 우리보다 13배나 큰 미국조차 고성장을 이어간다. 지난해 성장률 2.9%로, 우리나라(2.7%)를 앞지른 데 이어 올해는 더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어제 2분기 미국 성장률이 1.3%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너스 성장 늪에 빠진 우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우리의 경제 상황은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앞세워 자유로운 기업 활동에 족쇄를 채운 결과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기업들은 투자를 기피할 뿐 아니라 해외로 떠나고 있다. 성장과 소득증가가 이루어지기를 바랄 형편이 아니다. 정부 경제정책의 대전환이 시급하다. 실패한 것으로 확인된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이제 폐기해야 한다. 경제교과서에도 없는 소득주도성장 이론에 매달려 경제를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수록 국민의 고통은 더 커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