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9.07.22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디자인 이노베이션)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남쪽으로 60km 거리의 하슬레우 지역에 있는 '캠프 모험 등반 공원
(Camp Adventure Climbing Park)'의 숲속 전망대가 눈길을 끈다.
나무 위 경험(The Treetop Experience), 2019.
울창한 너도밤나무 숲 위로 반쯤 드러난 구조물(높이 45m)은 모래시계를 연상케 한다.
위아래 면의 지름은 넓고(28m), 가운데로 갈수록 좁아져서 잘록하다(14m).
연면적 7.5ha(약 2만2690평)의 완만한 구릉지에 조성한 모험공원에는 구름다리,
집 라인(Zip Lines·나무나 기둥을 잇는 줄에 연결된 장치를 타고 빠르게 이동하는 야외운동),
실내 암벽 등 10가지 모험 체험 코스들이 있다. 그러나 지형이 평평하다 보니 경사진 길을 걷는 운동을 할 수 없고,
아름다운 경치도 조망할 수 없어 아쉽다는 지적이 많았다.
모험공원 관리단은 숲의 훼손을 최소화하며 산책과 전망 시설을 조성하는 방법을 고심하던 끝에
더 많은 사람이 숲을 즐길 수 있도록 유희성, 접근성, 친환경성을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디자인 공모를 실시했다.
코펜하겐의 건축 스튜디오 '에픽트(EFFEKT)'가 디자인한 '나무 위 경험'이라는 공중 산책로가 선정되었다.
기후변화에 강한 '코르텐 스틸'로 만든 격자무늬 구조물의 내부에는 길이 600m의 나선형 램프(비탈길)를 조성했다.
현지에서 조달한 참나무 목재로 마감한 램프의 경사도는 휠체어를 타고 오를 수 있을 만큼 완만하다.
구조가 강건하고 안전하여 7750명이 한꺼번에 오르내리며 경관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정상에 있는 전망대(해발 135m)에서는 주변의 강, 호수, 습지대 등을 360도 파노라마식으로 조망할 수 있다.
2019년 3월 공식 개장한 공중 산책 전망대는 숲 환경의 훼손을 최소화하려는 배려가 담긴
자연 친화적 디자인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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