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전시·공연

겸재와 단원 말고도 이들이 있었다

바람아님 2019. 7. 25. 15:47

(조선일보 2019.07.25 허윤희 기자)

'

실경산수화展' 9월까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정선·김홍도外 김윤겸·김응환 등 알려지지 않은 조선 화가 걸작도


폭포 쏟아지고 산봉우리 넘실대는 그림에 파묻히니, 여기가 피서 명당이로다. 산과 숲, 강과 계곡이 화폭 속에 다 있다.

깎아지른 절벽 아래 소용돌이치는 파도가 무더위를 잊게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3일 개막한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특별전이다.

남도 화순부터 함경도까지 그림으로 전국을 유람할 수 있다.

고려 말부터 조선 말기까지 국내외에 소장된 실경산수화 360여점이 나왔다.


정선과 김홍도만 익숙한 관람객들에게 '발견의 기쁨'을 선사한다.

18세기 선비 화가 김윤겸(1711~1775), 영·정조 때 도화서 화원으로 활약한 김응환(1742~1789),

조선 후기 문인화가 정수영(1743~1831) 등 널리 알려지지 않은 화가들의 명작을 두루 소개한다.




18세기 화가 김윤겸이 영남 지역 명승 14곳을 기행하고 그린 ‘영남기행화첩’ 중 ‘극락암’.

경남 함양의 깎아지른 절벽 꼭대기에 작은 암자가 놓여 있다. 이 그림은 8월 23일부터 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1765년 무렵 김윤겸이 영남 지역의 명승 14곳을 탐방한 후 그린 '영남기행화첩'에 눈길이 오래 머문다.

경남 진주의 소촌역 찰방(종6품)을 지낸 그는 부산·합천·거창·함양 등 해안과 내륙을 돌아본 후 맑은 담채로

여름날 정경을 표현했다. 화첩이라 14점 모두 넘겨볼 수 없는 게 아쉽다.


지금 펼쳐져 있는 그림은 부산 '태종대'. 화면 오른쪽엔 절벽이 치우쳐 있고, 왼쪽은 활짝 열어 바다의 망망한 공간감을

증폭시켰다. 갓 쓰고 도포 입은 선비가 절벽 위에 앉아서 가만히 바다를 내려다본다.

파도의 반복적인 곡선이 절벽을 그린 수직·수평 직선과 어우러졌다.

필선만으로 풍경을 그리고 투명한 담채를 섞어 청량감이 느껴지는 수작이다. 오다연 학예연구사는

"김윤겸은 이전까지 실경산수화에서 그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장소를 많이 발견하고 그린 화가"라고 말했다.


1816년 문인화가 김하종이 그린 ‘해산도첩’ 중 해금강.
1816년 문인화가 김하종이 그린 ‘해산도첩’ 중 해금강. /국립중앙박물관


김응환은 관념산수화와 실경산수화에 모두 능했다. 1788년 그는 정조의 어명으로 김홍도와 함께 약 50일간 금강산 등을

유람했는데 이때 김응환이 그린 '해악전도첩'을 볼 수 있다. 화첩에 담긴 60점 전체가 공개되는 건 처음이다.

이수미 미술부장은 "김홍도가 꼼꼼하고 세세한 그림을 그렸다면 김응환은 거침없는 필치로 바위, 계곡 등을

화면에 꽉 채워 그렸다"고 했다.

여행 떠난 화가들이 현장에서 쓱쓱 그린 초본(草本·밑그림)도 이번 전시의 감상 포인트.

김홍도의 '해동명산도첩(海東名山圖帖)'은 김응환과 함께 떠난 금강산 유람에서 그린 초본이다.

묵필로 빠르게 그렸지만 현장의 디테일을 놓치지 않은 생동감이 과연 거장답다.

조선회화사 연구자인 김울림 국립춘천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도록에 "묵필로만 그렸는데도 장면과 부분에 따라

다양한 준법을 자유자재로 썼고, 바위나 건축물 등엔 빛의 방향이나 재질감을 드러내는 짙은 수묵음영법을 썼다"며

"치밀하고 활달한 탄력, 속도감이 있어 살아 꿈틀거리는 듯하다"고 썼다.

두 화가의 작품을 비교 감상하면서 '같은 풍경, 다른 느낌'을 만끽해본다.


조선 후기 문인이자 서화가인 강세황이 1770~1771년 전북 변산 일대를 관람하며 그린 ‘부안유람도권’ 중 일부.
조선 후기 문인이자 서화가인 강세황이 1770~1771년 전북 변산 일대를 관람하며 그린 ‘부안유람도권’ 중 일부.

/국립중앙박물관


마지막은 실경을 뛰어넘는 작품들이다.

조선 후기 화가들은 본 것 그대로 그리는 데서 나아가 경치를 재해석하거나 의도적으로 변형하기도 했다.

이인상(1710~1760)의 '구룡연도'는 화가가 15년 전 여행한 금강산 구룡연을 추억하며 그렸다.

산세와 폭포의 외곽선만 실선으로 그렸을 뿐 채색이나 선염(渲染)조차 하지 않았다.

화면 왼쪽 아래 남긴 발문에 그의 생각이 담겼다.

"모지라진 붓에 그을음을 묻혀 그 뼈대만을 그렸을 뿐 살집은 그리지 않았고, 색을 칠하지 않은 것은

감히 거만하게 구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이해한 것에 두었기 때문입니다." 9월 22일까지.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특별전 현재전시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 전시명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 전시장소

    상설관 특별전시실

  • 전시기간2019-07-23~2019-09-22
  • 담당부서미술부 오다연 (2077-9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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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 조선시대 실경산수화"는

그림의 창작자인 화가에 초점을 맞추어 실경산수화의 제작 과정을 소개하는 전시입니다.  

  정선, 김홍도를 비롯하여 한시각, 조세걸, 김윤겸, 강세황, 정수영, 김응환, 김하종, 윤제홍 등 17세기부터 19세기에

활동한 화가들의 다양한 실경산수화를 선보입니다. 

현장에서 스케치한 초본 및 기행화첩, 두루마리(횡권), 부채, 병풍 등을 감상하시면서 각양각색으로 펼쳐진

우리 산수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화가의 시점에 따라 실제 경치가 화면에 그려지는 방식들을 살펴보고, 주관적 시선(해석)에

의해 해체, 재구성되는 양상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o 전시 기간: 2019.7.23.(화) ~ 2019.9.22.(일)
     * 8.23.(금)부터 새로운 작품으로 일부 교체전시합니다.
     
 o 전시 장소: 상설관 특별전시실  

 o 전시 작품: 정선의 <신묘년풍악도첩>(1711년), 김응환의 <해악전도첩>, 김홍도의 <병진년화첩> 등 360여 점

 o  전시 해설: 평일 10:30/ 15:00(2회) 
                    공휴일, 주말  10:30(1회) 
                     매주 수요일 18:00~18:30 큐레이터와의 대화
                *   오디오가이드 권장: 기기대여 아뜰리에(유료), 전시안내앱(무료, 개인 이어폰 지참)


o  관람 시간: 10:00~18:00, 10:00~21:00, 공휴일 10:00~19:00
                     추석(9.13.) 휴관


o  전시 문의: 1688-0361 


 o 입장료 안내

구 분

개 인

단체 (20인 이상)

성인
(26~ 65)

5,000원

4,500원

어린이 및 청소년
(8~ 25)

3,000원

2,700원

무료 입장

 o 유아 및 노약자(7세 이하, 66세 이상)
 o 20인 이상 단체의 인솔자 1

 o 박물관 기증자 및 박물관회 기부 회원

 o 의무복무 중인 군인 경찰 등

 o 법령에 따른 각종 유공자 본인 및 그 동반 1

 o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등록된 장애인과 그 동반 1

 o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의한 수급권자 및

차상위계층 해당자





o 연계 강연회 안내

일시

일시/장소

강연자와 주제

박물관역사
문화교실

7.24() 14~16

대강당

이태호(전 명지대학교 교수) 

금강산수’ - 옛그림과 함께 아름다운 금강산 돌아보기

연계 강연회 1

7.31() 14~17

대강당

박은순(덕성여자대학교 교수)

: 조선시대 실경산수화의 유형과 변모

이수미(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

: 조선 전기 실경산수화의 전통과 관동명승도

연계 강연회 2

8.28() 14~17

소강당

박은화(충북대학교 교수)

: 중국 실경산수화 전통의 형성과 전승

문동수(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연구관)

: 조선 후기 실경산수화의 실험과 파격 강세황과 윤제홍

연계 강연회 3

9.4() 14~17

소강당

정치영(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 사대부와 유람문화

오다연(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연구사)

: 조선시대 실경산수화의 구도와 시점

연계 강연회 4

9.5() 14~15

교육관       2강의실

박대성 화백

: 우리 실경산수화와 화가의 창작


o 연계 상설관 주제전시(무료)
  - 장소: 상설관 2층 서화실
  - 내용: 그림과 지도 사이(
7.2.~11.3.), 관아와 누정이 있는 그림(7.9.~11.10.)

 예매하기


o 전시도록 관련 정보

우리 강산을 그리다 포스터     


o 리플릿

  



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https://www.museum.go.kr/site/main/exhiSpecialTheme/view/current?exhiSpThemId=469631&listType=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