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 인구는 부유한 10억과 가난한 50억으로 나뉘어 있다. 가난한 50억 인구 중에서도 상위 80%는 그나마 열심히 노력하여 경제 사정이
개선되는 개발도상국가 주민이지만 가장 밑바닥에 위치한 10억 명은 경제가 후퇴하거나 아예 와해 지경에 빠진 국가에 살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의
경제학 교수인 폴 콜리어는 이들을 따로 '밑바닥 10억(Bottom Billion)'이라 부르며 이들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성장 중인 개발도상국들의 경우 1970년대에는 1인당 국민소득이 연평균 2.5%, 1980~90년대에는 4%에 달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밑바닥 국가들은 매년 0.4~0.5%씩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여 21세기 초에는 1970년대보다 경제 사정이 오히려 더 악화되었다. 오늘날 이런 국가들은 최악의 상황에 내몰렸다. 평균 기대수명은 50세에 불과하고 유아사망률은 14%에 달하며, 평균 36%의 어린이들이 만성 영양실조 증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선진국들이 이 국가들에 원조를 확대해 왔으나 그렇다고 빈곤 탈출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원조 금액이 두 배 늘었다고 해서 경제성장률이 두 배로 늘지는 않는다.
세계개발센터는 '원조 금액이
국내총생산의 16%를 차지하면 원조 효과가 거의 제로에 가까워진다'는 '원조 수확체감의 법칙'을 내놓았다.
EU가 아프리카의 차드에 보건정책
개선을 위해 예산을 지원했지만 실제 지역 보건소에 도달하는 예산은 원래 금액의 1%도 되지 않았다. 많은 돈은 차드의 군대로 들어갔으리라고
추측할 뿐이다.
어떻게든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의지가 없으면 아무리 원조를 많이 해주더라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6·25 당시 부산
피란지에서도 천막 학교를 세워 아이들을 가르치던 윗세대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나라가 이런 정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콜리어 교수는 차라리 적절한 군사 개입을 하자는 과격한 안까지 제시하지만, 사실 그것이 해결책이 될지는 의문이다.
콜리어 교수는 차라리 적절한 군사 개입을 하자는 과격한 안까지 제시하지만, 사실 그것이 해결책이 될지는 의문이다.
세계
최빈국에서 어엿한 경제 강국으로 성장 중인 우리나라의 경험이 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우리에게는 강대국들과의 외교도 중요하지만
개발도상국이나 '밑바닥 10억'의 국가들에 대한 개발협력 역시 갈수록 중요성이
커질 것이다. 그렇지만 남을 돕는 것도 제대로 알아야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