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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옥중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내놓은 메시지

바람아님 2020. 3. 5. 18:52

(조선일보 2020.03.05)


옥중의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달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며

"저도 하나가 된 여러분들과 함께하겠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야권에 어떤 메시지를 낼 것인지

관측이 분분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분열하지 말고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라고 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과 구속으로 저의 정치 여정은 멈췄지만 북핵 위협과 우방국 관계 악화는 나라의 미래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기에 구치소에 있으면서도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많은 분들이 무능하고 위선적이며 독선적인 현 집권 세력으로 인해 살기가 더 힘들어졌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은 "서로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메우기 힘든 간극도

있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했다.


제대로 된 야당이 있어야 하는 것은 그 야당의 정권 쟁취 때문이 아니다.

언제든 정권을 쟁취할 능력과 가능성이 있는 야당의 존재는 정권을 긴장하게 하고 겸허하게 만든다.

강한 야당이 없으면 정권은 무도해지고 폭주한다. 그 실례(實例)가 지금 모두가 보고 있는 현실이다.

야당의 존재가 희미해지자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선거 공작을 벌이고 제 편 비리 공직자를 비호했다.

매일같이 적폐 사냥을 벌이면서 정작 자신들의 내로남불엔 낯 뜨거운 줄도 모른다.

국민의 반대에도 파렴치 인물을 법무장관에 기용하는 오만도 서슴지 않았다.

선거 규칙을 제1 야당 반대에도 강제 변경하고 국가 수사제도를 제 맘대로 신설하는 일도 저질렀다.

만약 강력한 야당이 있다면 선거를 앞둔 정권이 중국발 전염병에도 입국 차단하지 않는 도박을 벌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 무도한 폭거들과 실정의 책임은 무력하고 무능한 야당에도 있다.


정권이 실정을 저지르면 선거로 민심의 매를 맞아야 한다. 그래야 정권이 정신을 차리고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된다.

이런 신상필벌이 확립되지 않으면 국정의 기강이 무너지고 결국 민주정이 무너진다.

하지만 야권이 분열돼 있으면 '민심의 매'가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고 왜곡된다.

지금 우리 한국이 처한 상황에서 이것은 어느 당의 유불리 문제가 아니다.


총선을 앞두고 일부 사람들이 박 전 대통령을 이용해 정당을 만들어 제 이익을 챙기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결국 야권 분열을 부르는 일이다. 여기서 박 전 대통령이 분열하지 말 것을 주문한 것은 의미가 있다.

견제 세력이 견제 세력답게 존재하고 제대로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지금처럼 피부로 절감하는 때도 없을 것이다.


원문보기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04/202003040405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