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모건의 ‘눈싸움’(1865년, 런던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미술관)
눈이 오면 아이들은 신난다. 눈싸움을 벌여 평소에 유감 있는 친구들을 골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돌팔매는 큰 상처를 입힐 수
있지만 눈뭉치는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아픔만을 느끼게 하므로 양심의 가책도 덜하다.
영국의 풍속화가 존 모건(1822~1885)의 눈싸움은 아이들의 그런 심리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유쾌한 작품이다. 두 패로 나뉜
사내 녀석들은 필사적으로 상대편을 향해 눈 폭탄을 쏘아댄다. 두 녀석은 고목나무 뒤에 숨어 공격 기회를 노리고 있고 다른
두 녀석은 겁에 질린 채 바닥에 나뒹굴고 있다.
상대편에게 화풀이하면서도 상대편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눈싸움의 속뜻, 우리에게 아쉬운 부분이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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