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2022. 11. 18. 00:00
가을정취 물씬… 충남 공주 마곡사·갑사
웅장한 느낌의 마곡사
201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세계 3곳뿐인 라마불교의 영향 받은 양식
소박함이 매력인 갑사
소나무·느티나무 줄지어선 '오리숲길' 눈길
퇴색된 단청서는 시간의 흔적 느낄 수 있어
늦가을 여관에 내리는 가을비/ 고요한 밤 차가운 창에 등불 밝히니/ 가련하다, 시름 속에 앉은 내 모습/ 삼매에 든 중과 다름없네
통일신라시대 말기의 문인이었던 고운 최치원이 늦가을 한 여관에서 지었다는 한시 ‘우정야우’(雨亭夜宇)다. 그는 여행 중 만난 가을비를 이렇게 표현했다.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에 힘없이 떨어지는 낙엽과 앙상한 나뭇가지를 보는 심란했을 그의 마음을 그려본다. 그가 느꼈을 당시의 감정은 아마 삶의 무상함이 아니었을까. 충남 공주의 이름난 두 사찰에서 마주친 늦가을의 풍경도 그랬다. 이미 떠날 채비를 마친 가을은 조금이라도 늦을까봐 조급해하는 모습이었다. 한곳에서는 남은 생명을 다해 마지막 불꽃을 화려하게, 또 다른 곳에서는 아무도 모르게 은밀하고 소박하게 작별을 고하고 있었다.
https://v.daum.net/v/20221118000024355
[여행] 산사의 가을은 끝자락이 더 화려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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