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氣칼럼니스트/김형석 칼럼

[김형석의 100년 산책] 정전 70년의 아픔…잊을 수 없는 6·25 때 평양 이야기

바람아님 2023. 8. 4. 01:54

중앙일보 2023. 8. 4. 00:57   수정 2023. 8. 4. 01:23

제자 도움으로 전쟁 중 평양 방문
공산 정권에 처형된 친척들 많아
중공 개입하며 동생들과 남으로
평양에 남은 어머니 부산서 재회

6·25 3년 전 세 살짜리 딸 두고 탈북

기차로 떠난 다음 날 늦은 아침에 나는 대동강 동쪽에서 나룻배로 대동문 앞에 도착했다. 약간 늦은 오전 고향 집에 도착했다. 아버지가 나타나리라고 생각도 못 했던 큰딸 성혜가 머뭇거리다가 품 안에 안기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3년 전 세 살짜리를 두고 탈북했던 나였다.

외할아버지가 동네 유지 중 한 분이었다. 할머니가 칠골 강씨 집안이었다. 큰아들을 임신하고 친정에 가 있을 때 김일성의 모친 강반석도 김일성을 임신해 고향에 와서 같은 때에 해산했다. 그때 김일성 어머니가 유방이 곪아 젖을 먹일 수 없어, 외할머니가 3개월 동안이나 젖을 먹여 주었다. 그런데 큰아들 영수, 둘째 영국이 반공 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처형당했다. 막내 영훈은 형들의 원수를 갚기 위해 대한민국 국군에 입대해 춘천 북쪽에서 복무했다. 외할머니는 “그때 그놈 새끼를 젖꼭지로 콧구멍을 막아 죽였어야 했는데 원통하다”고 말하곤 했다.

그해 마지막 날 저녁때, 하루도 빠뜨리지 않았던 기도를 드렸다. “연말인 오늘까지도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라는 기도였다.....기도를 마치고 교회 뜰 안으로 나왔다. 누군가가 대문 입구에서 찾는 소리가 들렸다. 교회 사모가 문을 열어 주면서 어떻게 오셨느냐고 물었다. 동생을 포함한 어머니, 사촌 남녀 동생이 들어섰다. 나는 할 말을 잃었다.


https://v.daum.net/v/20230804005747274
[김형석의 100년 산책] 정전 70년의 아픔…잊을 수 없는 6·25 때 평양 이야기

 

[김형석의 100년 산책] 정전 70년의 아픔…잊을 수 없는 6·25 때 평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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