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3. 9. 7. 00:36
광주·전남, 기념사업 강행 문제
중국·북한군 활동 경력 무시해
의병·호국 유적에는 풀만 무성
광주광역시의 음악가 정율성(鄭律成·1914~1976) 기념사업을 놓고 나라가 시끄럽다. 정율성은 항일투사와 중국·북한에 충성한 공산주의자라는 상충된 경력을 지녔다. 4·19와 5·18, 보훈 관련 단체들은 “6·25전쟁 때 우리를 침략한 북한군과 중공군의 선동 작곡가인 공산주의자 정율성을 기념하는 사업을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는 강기정 광주시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광주의 이미지를 우려하는 광주 시민도 늘고 있다.
사실 지금의 정율성 기념사업 논란은 1992년의 한·중 수교와 그에 따라 갑작스럽게 진행된 한·중 우호 교류 물결의 부산물이다. 한국과 중국은 1950년 6·25 당시 전쟁을 치른 관계다. 한·중 수교 이전만 하더라도 우리는 ‘무찌르자 오랑캐’라며 중국을 적대시했다. 그런 중국과 경제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구동존이(求同存異)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구동존이란 공통적인 것을 찾아 우호의 폭을 넓히고 정치·안보 등 민감한 문제는 뒤로 미뤄두자는 것이다.
광주 지역 일부 언론과 인사들이 공산주의자 경력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광주시는 철저히 무시했다.....정율성은 19세에 중국으로 건너가 의열단에 가입하는 등 항일투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6세가 되던 1939년 중국공산당에 입당해 중국인민해방군으로 6·25전쟁 때는 국군과 맞섰다. 그의 음악은 중국공산당을 위한 것이었고 중국인의 취향에 맞는 것이었다. 더 나아가 북한 김일성과 북한 인민군을 위해 헌신했다.
광주시는 정율성을 기리는 집념과 노력 수준으로 항일의병과 호국 관련 유적지와 유족을 가꾸고 대우하고 있을까. 아니다. 의병들의 묘소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잡풀만 무성하다. 항일 유적지에 대한 관리나 소개도 형편없다. 고 서정우 하사 흉상 앞에는 국화 한 송이도 놓여 있지 않다. 입만 열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일하겠다”고 외치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그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래저래 광주는 또 아프다.
https://v.daum.net/v/20230907003642831
[시론] 정율성 논란과 광주의 아픔
[시론] 정율성 논란과 광주의 아픔
광주광역시의 음악가 정율성(鄭律成·1914~1976) 기념사업을 놓고 나라가 시끄럽다. 정율성은 항일투사와 중국·북한에 충성한 공산주의자라는 상충된 경력을 지녔다. 4·19와 5·18, 보훈 관련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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