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23. 11. 30. 23:51
▷‘미국 외교의 전설’, ‘죽(竹)의 장막을 열어젖힌 미중 외교의 상징’, ‘동서 데탕트 외교의 주역’…. 30일 타계한 키신저에게 따라붙는 헌사는 끝이 없다. 국익을 앞세운 현실주의를 바탕으로 냉전시대 미국 외교의 밑그림을 그려낸 게 그다. 스스로를 역사가라고 칭했던 그는 1, 2차 세계대전 전후 유럽의 역사와 세력 구도, 메테르니히와 비스마르크 같은 인물에 천착했다. 핑퐁 외교로 중국을 끌어들여 소련과의 세력 균형을 시도한 외교 구상에는 이런 역사적 식견이 영향을 미쳤다.
▷한국전쟁부터 베트남전쟁, 아랍과 이스라엘 갈등, 중남미 정쟁까지 키신저가 현직에서 다뤄 보지 않은 글로벌 외교 현안은 없다. 기록해야 할 내용도 많았는지 그가 생전에 낸 회고록들의 분량만 3800페이지에 달한다. 퇴임 후까지 합쳐 그가 조언한 미국 대통령은 12명.
▷키신저가 95세부터 인생의 마지막 과업으로 삼았던 것은 인공지능(AI)이 세계 외교안보에 미치는 영향 연구였다. 그는 올해 에릭 슈밋 전 구글 CEO와 함께 쓴 책에서 핵무기보다 대응이 어려운 AI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이를 관리할 국가기구 설립과 전략 독트린 마련 등을 제언했다. 여기저기서 전쟁이 터지는데 미중 갈등은 심화하고 신기술의 위협까지 커지는 세상, 키신저의 경륜과 조언이 그리운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다.
https://v.daum.net/v/20231130235111881
[횡설수설/이정은]헨리 키신저, 1923∼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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