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1. 13. 03:02
[아무튼, 주말]
[김아진 기자의 밀당] 2015년에 과거사 사죄했던 하토야마 유키오 前 일본 총리
진심이었다. 일본 정치인 여럿이 과거에 대해 사과했지만 그가 꿇은 무릎은 또 다른 울림을 줬다. “일본의 전 총리로서, 한 일본인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2015년 8월 12일 서울 서대문형무소를 찾은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77) 전 총리는 한 시간 가까이 머물며 신발을 벗고 큰절을 올렸다. 11차례 고개를 숙였다. 그는 지금도 “피해자가 그만하면 됐다고 할 때까지 더 사과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 극단의 세력은 “일본은 사과하지 않았다”며 언제든 반일 감정을 부추길 준비를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최근 비공개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하토야마 전 총리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8년 전으로 돌아가도 똑같이 무릎을 꿇었을 겁니다. 일본에서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그게 제 솔직한 마음이었으니까요. 후회도, 두려움도 없습니다.”
우리나라를 향한 하토야마의 진심은 그의 배경이나 정치 이력을 보면 더 와 닿는다. 유약하다는 평가와 달리 생각한 대로 행동하고 마음먹으면 결단해 왔다. 일본의 케네디가, 최고 명문가로 꼽히는 ‘하토야마 가문’의 장손인 그는 1986년 집안의 정치 성향에 따라 자민당 간판으로 국회에 진출했다.
하토야마는 무난한 길을 포기했다. 뿌리 깊은 기득권에 맞선 정치 개혁을 이루겠다는 꿈을 밝히며 93년 자민당을 탈당한 것. 96년 민주당을 창당한 후엔 엄청난 비난을 듣고 정치적 고난을 겪었다. 하지만 흩어져 있던 야당과 합당하려고 생각이 다른 세력도 껴안는 결단도 보였다. 2009년, 54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하토야마는 일본 내 몇 안 되는 지한파 정치인이다. 작년에만 비공개로 우리나라를 세 차례 방문했다......그는 이날도 일본의 사죄와 반성을 요구했다. 유관순 이름을 한국어로 또박또박 말했다. 서대문형무소를 찾은 직후 “나를 맞이하는 데 쓴 화환 비용은 내가 내겠다”며 3만엔(약 30만원)을 건넨 데서도 진정성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럴까. 최근 일본 한 연구소의 2001년 이후 취임한 일본 총리 9명 호감도 조사에서 그는 꼴찌를 기록했다.
하토야마는 정치 성향과 지향점에서 우리나라 민주당 인사들과 같은 길을 걷고 있지만,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을 더 격의 없고 가깝게 느껴지는 대통령으로 평가했다. 한일 관계 개선에 강한 의지를 보인 윤 대통령은 2022년 취임식에 하토야마를 초청해 “선생님이 돼 달라”고 했다. 하토야마는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던 문재인 정부 시절, 문 전 대통령과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https://v.daum.net/v/20240113030225228
“文은 날 만나지 않았고, 尹은 내게 ‘선생이 돼 달라’ 했다”
“文은 날 만나지 않았고, 尹은 내게 ‘선생이 돼 달라’ 했다”
진심이었다. 일본 정치인 여럿이 과거에 대해 사과했지만 그가 꿇은 무릎은 또 다른 울림을 줬다. “일본의 전 총리로서, 한 일본인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2015년 8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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