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北韓消息

북한의 노선 전환을 보는 두 가지 시선 [아침을 열며]

바람아님 2024. 2. 22. 00:52

한국일보 2024. 2. 22. 00:02

신년 벽두부터 이어진 북한의 통일노선 전환과 대남전략 변화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두 갈래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눈여겨볼 만한 일이다. 첫 번째는 남한과의 경쟁에서 참패하여 흡수 통일의 공포에 휩싸인 김정은 정권이 김일성.김정일 시대로부터 이어져 온 통일노선을 포기하고 체제 생존 전략으로 돌아섰다는 시각, 이른바 수세론이다. 두 번째는 대한민국을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한 북한이 사실상의 핵보유국이라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남한을 압박해 유사시 무력통일까지 불사하겠다고 선언했다는 공세적 해석에 입각해서 북한의 통일노선 전환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수세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북한이 과거 김일성 시대부터 줄기차게 주장해온 연방제 통일론을 폐기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자신들이 주도하는 통일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점을 부각한다. 반면 공세론을 내세우는 측에서는 최근 북한이 내놓고 있는 호전적 대남 언사들에 주목한다. 김정은은 얼마 전 건군절(2월 8일) 연설에서도 “유사시 남한 영토의 점령과 평정을 국시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공세적 통일 방안이 수세적 방안으로 바뀐 것은 이미 30여 년 전 냉전 종식과 함께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당시 이러한 입장 변화를 ‘느슨한 연방제’라는 이름으로 국제사회에 세일즈했지만 사회주의권 몰락이라는 현실에 맞닥뜨려 공세적 통일 방안의 지속보다는 체제 유지에 바탕을 둔 현실적 선택을 한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수세적 통일노선으로 전환한 북한은 이때부터 본격적인 핵개발을 시작했다.

2024년 북한은 당시와는 반대로 신냉전의 도래를 연일 강조하며 ‘반제 연대’를 통해 미국 중심 세계질서에 맞서는 이념적 돌격대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등장한 통일노선 전환을 단순한 수세론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최고지도자가 여러 차례 바뀌는 동안에도 남북한 당국이 유지해왔던 ‘민족동질성에 기반한 평화적 통일’이라는 마지노선을 북한이 허물어버렸다는 사실이다.


https://v.daum.net/v/20240222000203266
북한의 노선 전환을 보는 두 가지 시선 [아침을 열며]

 

북한의 노선 전환을 보는 두 가지 시선 [아침을 열며]

신년 벽두부터 이어진 북한의 통일노선 전환과 대남전략 변화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두 갈래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눈여겨볼 만한 일이다. 첫 번째는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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